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임명 순간
 |
| ▲ 정신철 주교(왼쪽에서 두 번째)가 고 최기산 주교 묘소 앞에 서서 기도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
 |
| ▲ 신임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가 임명 발표식에 앞서 국장단 신부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힘 기자 |
○…“교황 프란치스코 성하께서는 2016년 11월 10일 오후 8시에 교구장 서리인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님을 인천교구 제3대 교구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10일 오후 8시, 인천시 중구 우현로 인천교구청 교구장 집무실. 교구 사무처장 오용호 신부가 정신철 주교의 인천교구장 임명 소식을 발표하자, 함께 있던 국장단 신부들과 직원들의 박수와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어 사무처 직원 안정숙(율리안나)씨가 꽃다발을 전달하자, 정 주교는 환한 미소로 거듭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정 주교는 국장단 신부들과 직원들에게 “부족하지만 신부님들과 신자들의 기도 안에서 교구장직을 열심히 수행하도록 하겠다”면서 “인간적으로는 어렵겠지만 하느님이 주신 십자가를 기쁘게 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주교는 “교구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알고 교구장 공석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지자 정 주교는 미소 띤 얼굴로 “이제 그만 찍으시죠”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정 주교는 사제들과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임명 발표식에는 김홍주 몬시뇰, 관리국장 정윤화 신부, 성직자 통합사무국장 김현수 신부, 복음화사목국장 이경환 신부 등이 참석했다.
○…임명 발표를 앞둔 이날 오후 2시 30분, 정 주교는 인천시 서구에 있는 교구 하늘의 문 묘원의 고(故) 최기산 주교의 묘소를 찾았다. 제3대 교구장 직무를 수행하게 된 정 주교는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전임 교구장 묘소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기도했다.
최기산 주교가 선종한 날, ‘주교님, 편히 가시고 제가 남아서 잘하겠습니다’고 약속한 정 주교는 묘소 앞에서 그날의 약속을 되새겼다.
정 주교는 임명 발표식 때, “최 주교님께 했던 약속을 실천할 시간이 됐다”면서 “최 주교님께 하늘나라에서 교구와 사제단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정 주교는 초대 교구장인 나길모(메리놀외방선교회) 주교에게 전화를 걸어 교구장 임명 소식을 전했다. 나 주교는 함께 기뻐하며, 기도를 많이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2002년 은퇴한 나 주교는 고향인 미국 보스턴에서 지내고 있다.
이어 정 주교는 오전 10시, 교구청 4층 강당으로 이동해 교구청 직원들의 축하를 받고 직원들을 축복했다.
○…정 주교는 교구청 직원들의 축하를 받은 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했다.
염 추기경은 정 주교를 환대하며 포옹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정 주교가 “부족한 사람이 교구의 큰일을 맡게 됐다, 기도 많이 해 달라”고 하자, 염 추기경은 “우리도 다 부족하다”며 “최기산 주교님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시고, 교구 신자들과 수도자, 사제들도 다 기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염 추기경은 “주교님이 교리교육 전공이기 때문에 인천교구뿐 아니라 우리 주교단 신앙도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들도 함께했다.
○…2017년 1월, 옛 박문여고 자리로 교구청사를 이전하는 인천교구는 신임 교구장의 탄생으로 새 출발선에 섰다. 정 주교는 보좌 주교 시절부터 교구장 직무를 대행하면서 사제들과 신자들 사이에서 소탈한 면모를 보여왔다. 정 주교는 임명 발표식 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청소년들과 해왔던 연탄 나르기는 꼭 할 것이고, 1년에 한 번은 신부님들과 야구 경기를 하며 뛰고 싶다”고 말하자, 함께 있던 사제들이 손뼉을 쳤다.
교구 사제들은 “일 많이 하는 교구장보다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잘 경청하는 교구장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최기산 주교의 선종으로 슬픔에 빠져 5개월간 교구장이 공석이었던 인천교구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인천교구민은 새 교구장 임명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