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 교황청이 미국 오클라호마시티대교구 출신 스탠리 로서 신부(Stanley Rothe·사진)의 순교를 인정했다. 이로써 로서 신부는 미국 출신의 첫 순교자가 됐다.
교황청은 12월 2일 그의 순교를 인정하고 시복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1935년 오클라호마에서 태어난 로서 신부는 1968년 과테말라 산티아고 아티틀란에 파견돼 지역 빈민들과 함께 병원과 학교, 라디오 방송국을 세웠다. 지역민의 사랑을 받으며 활발히 사목활동을 하던 중 로서 신부는 1981년 자신의 사제관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아 무참히 살해됐다.
1960년부터 1996년까지 이어진 과테말라 내전 동안 많은 사제와 수도자들이 테러의 희생양이 됐다. 이들은 반정부 좌익게릴라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극우 분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로서 신부는 과테말라 정부군의 지역 주둔을 반대했으며, 극우 분자들은 로서 신부 본당의 부제들과 신자들을 죽이는 등 로서 신부를 위협했다. 하지만 로서 신부는 각종 위협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다 결국 살해됐다.
당시 과테말라 정부 관리들은 가톨릭교회가 국민들의 동요를 일으켜 결국 로서 신부가 죽게 됐다고 비난했다. 로서 신부가 죽던 날, 산티아고 아티틀란 주민들은 정부군의 공격을 받아 13명 죽고 24명이 다치기도 했다.
로서 신부의 주검은 오클라호마로 돌아왔지만, 신부의 심장과 피는 로서 신부가 사랑하고 지켰던 교회에 남아있다.
과테말라교회는 36년 동안 이어진 내전 동안 신앙을 증거하다 살해된 78명의 순교자 명단에 로서 신부의 이름을 올렸다. 과테말라교회는 1996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과테말라를 사목방문했을 때, 이들의 시복시성을 청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