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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교서-제주교구] 생태계 균형 복구에 희생·봉헌이 필요

생태적 회개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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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회개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당신이 만드신 모든 것을 다스리라고 하신 것은 인간이 피조물들에 절대적인 지배를 행사하며 마음대로 훼손하고 짓밟아도 좋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일구고 돌보라’(창세 2,15)는 당부 말씀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이는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대신하여 책임지고 보전하라는 말씀입니다.

인류가 문명을 이루면서 수만 년의 세월 동안 큰 변화 없이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 농산물이나 공산품을 만들더라도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소비할 만큼만 만들어 버리는 것이 없고 대부분 재활용되거나 순환되어 쓰레기가 쌓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과 200년 전쯤 시작된 산업혁명이라는 시대를 거치며 인류는 이전의 지구 생태계가 작동되던 순환적 구조를 무너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인간의 과도한 욕망의 도구가 되어 무한한 성장과 발전을 부추기며 유한한 지구 자원을 탕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로지 이윤 추구를 위한 무한대의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화석 연료를 주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현상을 촉진하고 지구 생태계를 질식시키며 위협하고 있습니다. 온난화는 지구의 탄소 사이클에 영향을 미치고, 식수, 에너지, 농업 생산에 다시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종들의 생명을 급속도로 멸종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하늘, 땅, 물이 오염되고 회복이 불가능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수십억 년 걸려 빚으신 아름다운 지구 행성의 생태계를 인간은 불과 지난 200년 동안 반생명적 쓰레기 야적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교종 프란치스코는 우리가 마음을 고쳐먹고 삶의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지구라는 공동의 집이 곧 무너질 수 있다며 경고하고 생태적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지금 회개하지 않으면 인류는 종말적 파국을 향해 돌이킬 수 없는 질주를 시작하게 됩니다. 생태적 회개는 우리의 무절제한 욕망을 제어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집주인이신 창조주께 우리가 저질러온 생태적 죄악을 기워 갚는 데에는 생태적 보속이 선행돼야 합니다. 우리가 무너뜨려 온 생태계의 균형을 복구하는 일에 우리는 상당한 희생과 봉헌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제주도가 한국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무분별한 소비와 내버리는 행위로 이미 섬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일 위험 수위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쓰레기 섬을 보금자리로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제주도민만이 아니라 이 나라 국민 모두를 위해서도 제주의 생태계가 유원지로 전락하고 투기 세력에게 잡혀먹히는 것을 지역사회, 시민 단체 등과 힘을 합해 저지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제주의 전통적인 조냥 정신과 수눌음 문화를 통해 제주의 생태계를 살리는 생태 지킴이가 됩시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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