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목자 맞아 기쁨·영광·경건함 가득
예수 성탄 대축일 이틀 뒤인 12월 27일 인천교구장 착좌 미사가 봉헌된 인천 답동주교좌성당 일대는 성전 안팎을 메운 사제, 수도자, 평신도 2000여 명으로 가득 찼다. 쌀쌀한 영하의 날씨에도 현장의 생생함을 느끼고자 함께한 이들의 기쁨의 성가와 기도가 울려 퍼졌다. 정 주교는 착좌식에서 “여러 신부님과 50만 교구민과 함께 지역사회 안에 하느님 사랑을 힘차게 펼쳐나가는 데 헌신하고자 한다”고 새 교구장으로서 포부를 밝혔다. 정 주교는 교구장 주교 가운데 최연소다. 이로써 인천교구는 복음화 여정을 새롭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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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구장좌에 착좌한 정신철 주교. 정 주교는 12월 27일 제3대 인천교구장에 착좌했다. |
교령 낭독으로 시작
○…착좌 미사는 새 교구장 탄생의 기쁨과 영광, 경건함으로 가득했다.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님께서 2016년 12월 27일 인천교구장으로 착좌하도록 요청받으셨습니다.”
교구 사무처장 오용호 신부가 교령을 낭독하자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 임명장을 들어보였다. 이어 서울관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정신철 주교에게 목장을 전달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성전 안팎에서 터져 나왔다. 곧 성가 ‘보아라 대사제’의 웅장한 선율이 성전을 가득 메웠다.
○…이날 착좌식 현장인 답동주교좌성당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500여 명 남짓 수용 가능한 답동성당에 미처 입장하지 못한 신자들은 칼바람이 부는 마당에서 대형 스크린을 보며 미사에 참여했다. 이날 착좌식은 가톨릭평화방송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강태경(루치아, 송도2동본당)씨는 “인천교구가 더욱 하나 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시길 기도드렸다”며 “교구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원춘화(로사, 송림4동본당)씨는 “가장 젊은 주교님께서 교구장이 되신 만큼 우리 교구가 더 활발히 활동하며 성장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새 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착좌 미사 내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 주교는 축하식 말미에 답사를 통해 “착좌 미사 날짜를 12월 27일로 정한 이유가 있다. 17년 전인 1999년 오늘 바로 최기산 주교님께서 주교품을 받으신 날이라 최 주교님을 기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 주교와 정 주교는 주변 사람들이 ‘아버지와 아들’ 같다고 할 정도로 교구장과 보좌 주교 이상의 관계로 교구 사목을 이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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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철 주교가 사제단, 신자들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가족들 ‘매일 기도하겠다’ 다짐
○…신자들의 축하 속에서도 누구보다 긴장된 표정으로 착좌식을 지켜본 이들은 정 주교의 가족이었다. 신자들이 한목소리로 성가를 부르는 동안에도 부친 정종심(바오로, 84, 인천 신공항본당)씨와 모친 박순정(도나타, 81)씨, 정 주교의 형인 정대철(베드로, 54, 서울성모병원 소아과) 교수는 두 손을 모은 채 착좌 미사에 참여했다. 정 주교가 어린 시절부터 수도원을 방불케 할 만큼 기도를 통한 성가정을 이뤄온 가족들은 착좌 미사 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매일 주교님을 위해 기도했다”고 밝혔다.
아버지 정종심씨는 “어릴 때부터 기도하는 삶을 꼭 지켜온 우리 가족은 주교님을 위해서도 매일 함께 기도하며 주님께 ‘영적 십일조’를 바쳤다”며 “주님께서 주신 십자가를 영광스럽게 여기고 늘 기도로 교구장 직무를 수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에 큰 웃음과 박수 터져나와
○…축하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곽하형(야고보) 회장이 정 주교에게 영적 예물을 봉헌한 데 이어 신자들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축사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정 주교와 야구 경기를 함께 시청했던 것을 언급하며 “광주와 인천 프로야구팀 경기 때 인천팀이 밀릴 때엔 긴장하다가도 다시 점수를 내면 저를 위로하듯 여유 있는 표정으로 바라볼 때엔 약간 약이 오르기도 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인천가톨릭대 신학대학장 홍승모 몬시뇰은 정 주교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정신을 주님께 모으면 못 이룰 것이 없으니, 신부에서 교구장까지, 철철 넘치도록 교구를 적시는 생명의 샘물이 되소서”라고 재치있게 표현해 큰 웃음과 박수를 자아냈다.
염수정 추기경은 축사에서 “훌륭한 목자를 인천교구에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최기산 주교님께서도 우리와 이 기쁨을 함께하시며 인천교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브로큰베이교구장 피터 코멘솔리 주교는 축사에서 “2002년부터 인천교구의 젊은 사제 8명이 브로큰베이교구에서 봉사해왔다”면서 “인천교구의 선물은 호주 지역에 큰 은총이었다”며 호주 교회의 축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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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철(가운데) 주교가 인천교구 사제단을 대표한 홍승모 몬시뇰의 축사를 들으며 웃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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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철 주교 부친 정종심·모친 박순정씨가 두 손을 모은 채 착좌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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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철 주교가 인천교구 신자들이 선사한 영적 선물 초를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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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관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새 인천교구장인 정신철 주교에게 목장을 전달하고 있다. |
○…교구민들은 정 주교를 하나같이 밝고 온화한 아버지 같은 목자가 되길 기도했다. 교구청 직원 안정숙(율리안나)씨는 “늘 많이 웃으시는 주교님이 일하시면서 지금처럼 밝은 모습의 주교님이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구 성소국 허 마리혜진 수녀는 “좋은 아버지를 맞이한 인천교구는 참 복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돈(아브라함) 신학생은 “교구장으로서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가 크실 것 같다. 건강 유의하시고 은총 가득한 하느님 사랑 안에서 사목하실 수 있도록 저희 신학생들이 늘 응원하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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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대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가 교구 사제단과 기념촬영 후 사제들로부터 박수 받고 있다. |
신자들과 사진 찍으며 기쁨 나눠
○…착좌식을 마치고 성당을 나온 정 주교는 축하를 전하는 신자들에 둘러싸였다. 정 주교는 한 명 한 명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특유의 미소로 신자들과 함께 격의 없이 사진을 찍으며 신자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50만 인천교구민들은 전임 교구장 선종의 슬픔을 딛고, 주님께서 세우신 새 목자 정신철 주교와 함께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인천교구는 내년 교구청 이전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다시금 활기를 되찾을 계획이다.
글=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사진=이힘 기자 lensma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