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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22세 교황 서한, 고려에 보냈다고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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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요한 22세 교황이 고려 충숙왕에게 보냈다고 알려진 서한이 공개돼 세간이 떠들썩했다. 1333년 작성된 이 라틴어 서한의 수신인이 진짜로 고려 충숙왕이라면 한국 교회사의 시작은 고려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이 서한의 수신인이 고려 충숙왕이 아닐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교회사연구소는 학술논문집 「교회사학」 13호에 ‘교황 요한 22세가 보낸 편지에 나오는 Regi Corum은 고려의 충숙왕인가?’라는 논문을 실었다.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안재원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서한의 수신인이 고려의 충숙왕이 아님을 밝혔다.

서양 고전학을 전공한 안 교수는 “교황 요한 22세가 보낸 서신에 나오는 ‘Regi Corum’은 고려의 충숙왕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면서 “텍스트의 내·외적 요소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단 안 교수는 라틴어 문법 체계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고려인의 왕’을 뜻한다는 ‘Regi Corum’의 문법적 형태를 고려해 볼 때, 고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이미 14세기에 몽고말인 솔랑기(Solangi) 혹은 한자어 카울레(Caule)가 고려의 명칭으로 통용됐다”면서 “서한의 ‘Regi Corum’을 ‘고려인들의 왕’이라고 읽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이 서한이 니콜라우스 대주교가 칸발리크(중국의 북경)로 가는 여행증의 역할을 했다면서, “Corum은 당시 교황청이 있던 아비뇽에서 칸발리크로 가는 중간에 위치한 중앙아시아 지역 키탄 인들의 왕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역사신학 교수 황치헌 신부도 ‘고려왕에게 보낸 교황 요한 22세의 서한에 대한 유럽의 연구 동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고, ‘Corum’은 고려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신부는 “1333년 요한 22세 교황이 고려인들의 왕에게 서한을 보냈고, 또 그 당시 고려에 자국민으로서 경교이든 가톨릭이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한 내용을 확인하기에는 유럽과 국내 사료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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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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