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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교회는 디지털 시대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힘쓰고 있지만 청소년을 위한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
청소년 눈높이 맞는 콘텐츠 개발 시급
“주일학교 애들 몇 명은 피정이나 캠프를 가면 스마트폰을 내야 하니까 안 가겠대요. 농담 같죠? 진짜예요!” (교리교사 문혜지 아셀라)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문화 속에서 자란 오늘날 청소년들은 즉각적이고 화려한 체험을 선호한다. 쉴 새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며 빠르게 SNS 세계를 넘나들고, 글 대신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들은 주로 간결하게 그려진 웹툰과 10분 안팎의 짧은 동영상 등 간편한 콘텐츠를 즐겨 소비한다. 디지털 미디어 소비가 높아질수록 주의력 지속 시간은 짧아지고 있다.
교회 역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디지털 문화 속 청소년들을 사로잡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디지털 시대 청소년 사목’ 어디까지 왔고 또 어디로 가고 있을까.
스마트폰을 손에 든 청소년 무리가 서울 시내 한 성당에 나타났다. 성당 앞마당에 서서 구호를 외치고 성가를 부르더니 스마트폰에 그 모습을 담아내 어디론가 전송한다. 작은 화면에 머리를 맞대고 교리 퀴즈를 풀면서 자신들의 ‘미션’ 성공률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열린 제12회 서울대교구 가톨릭 청소년 축제에서는 스마트폰이 핵심 도구로 사용됐다. 주일학교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축제 전용 웹 페이지’에 접속해 축제 본부로부터 수행 미션을 전달받고 실시간 진행과정을 기록하며 ‘모바일 레이스’를 벌였다. 마치 게임처럼 진행되는 미션 레이스는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스마트폰을 손에 달고 사는 청소년들을 위해 더 즐거운 축제를 만들 수 없을까?’
이 고민에서부터 축제 전용 모바일 페이지가 탄생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전산 업무팀 한상욱(안토니오) 팀장은 “축제라면 보통 행사 부스를 찾아다니는 방식을 떠올리는데 좀 더 활동적이면서 흥미를 끌어낼 방법을 찾다가 2015년 모바일 페이지를 처음 만들게 됐다”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디지털 시대, 교회의 현주소
교리교육도 이제는 성당 주일학교 책상 앞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교회는 디지털 시대 아이들을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인터넷 방송과 애니메이션, 카카오톡 등 청소년들이 즐겨 쓰는 디지털 플랫폼과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대구대교구는 2013년 인터넷 교리공부 팟캐스트 ‘옥탑교리방’을 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옥탑교리방’은 사제와 청년 신자들이 모여 청소년 교리서 「유캣(YouCAT)」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교리 외에도 젊은 신자들과 공유할 만한 교회 행사, 책 소개 등을 곁들였다. 팟캐스트는 총 20회, 각각 30분 분량으로 제작돼 교구 누리집과 아이튠스 등을 통해 배포됐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는 가톨릭 유아 노래를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누리집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쉬운 노랫말과 그림을 통해 유아들에게 ‘부활’, ‘성탄’, ‘성모’ 등의 개념을 전달한다. 수원교구 청소년국은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상담 등에 활용하도록 했다.
청소년 눈높이 따라잡기엔 역부족
이처럼 디지털 도구들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있지만, 이용자인 학생들의 요구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무엇보다도 주일학교나 가정에서 ‘믿고 쓸만한’ 신앙 교육용 디지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제작된 콘텐츠의 경우엔 개별 누리집을 통해서만 공개되거나 시간이 지나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주일학교 교사들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많이 개발되기를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6년째 교리교사로 봉사하는 문혜지(아셀라, 서울 구로2동본당)씨는 “주일학교 내 디지털 활용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기왕이면 가톨릭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자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씨는 “학생들에게 성경 앱을 내려받으라고 했더니 개신교 성경 앱을 깔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면서 “주일학교 시간에 쓸 교육용 영상물도 가톨릭 교회 교리에 맞는 내용을 이곳저곳에서 찾아내 편집해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초등부 교안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독서연구가 김두심(엘리사벳)씨는 청소년 교리교육용 앱 제작을 제안했다. 현재 ‘매일 미사’, ‘가톨릭 성가’, ‘천주교 용어 자료집’ 등이 제작돼 많은 신자가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가톨릭 청소년 교리 앱이 나온다면 주일학교와 가정에서 활발하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이 더 쉽게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현재 초등부 월례 교육에서는 성경 말씀을 친숙한 예화에 섞어 전하고 있지만 모든 교리 내용을 예화로 제공하기 힘든 데다 몇 장씩 곁들인 그림은 요즘 청소년들의 시선을 끌기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