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가 시작했다. 재의 수요일부터 이어지는 사십일은 우리에게 회개를 촉구하며 지난 삶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사순 담화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안일한 삶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께로 되돌아갈 것을 요청받는다”면서 “단식과 기도, 자선을 통해 영적 삶을 깊게 하기에 좋은 때”라고 말했다.
단식과 기도, 자선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처럼 사순 시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실천과 행동이다. 인류 구원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주님의 삶을 기억하며 그분의 삶을 따르는 것은 곧 사랑 실천이다. 주님께선 주신 가장 큰 계명,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 34-40 참조)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길 당부드린다.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다. 복지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가난하고 아픈 이들은 물론이고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중년들,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수두룩하다. 차별과 편견으로 고통받는 미혼모와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은 또 어떠한가. 이웃 사랑의 실천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커피 한 잔을 줄이고, 술자리에 한 번 빠지고, 다만 1000원이라도 이웃을 위해 지갑을 열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도 충분하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위로와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도 사랑의 실천이다. 이들을 위해 단식하고 기도로 연대하는 영적 활동에도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