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그리고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의 시복을 위한 교회 법정이 처음으로 열렸다.
지역 교회에서 관할하는 예비 심사 법정은 시복 대상자들의 순교 사실과 성덕의 평판을 조사한다. 그리고 묘소와 순교지를 확인하고, 시복 대상자들이 쓴 글에서 교회의 가르침과 어긋난 것이 있는지 검증한다. 이 과정에서 순교 사실이 불명확하거나 성덕의 평판이 나쁘거나, 신앙과 교회 가르침에 반대되는 글이나 주장이 있으면 해당자는 제외된다.
시복 재판은 엄정해야 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민족사와 충돌하는 이질적인 요소가 없어야 한다. 민족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신앙만을 고집한다면 교회는 국민에게 저항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시복 법정 구성원들은 냉정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는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 시복시성 과정에서 누락된 이들이다. 배교 이후 회개 정황과 순교 사실이 모호해 제외되고 미뤄졌던 이들이다. 명분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 규명이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이에 대비해 꼼꼼하면서도 광범위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황사영에 관한 공개 심포지엄을 개최해 민족 정서와 합일시키는 활동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또 역사 전문가들을 통해 논란을 일으킬만한 대상자들의 순교 사실을 증거할 자료를 모으는 등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가 이번 시복 법정 개정이다.
하느님께서는 절실한 기도에 반드시 축복하신다. 한국 교회 창립자 모두가 시복의 영광을 얻을 수 있도록 성심껏 기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