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관리하는 가톨릭·그리스정교회 등 3개 교회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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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10월 아테네 유물 보존팀이 500년 만에 예수의 빈 무덤 대리석 판을 들어올리는 광경. |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 복구 작업이 1년 여 만에 끝났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주님무덤성당을 공동 관리하는 가톨릭과 그리스정교회, 아르메니아정교회 등은 3월 22일 성당 앞에서 ‘에디쿨레(Edicule)’ 복구를 자축하는 기념식을 열었다.
주님무덤성당 안에 있는 에디쿨레(작은 집이라는 뜻)는 그리스도의 빈 무덤을 감싸고 있는 작은 경당을 말한다. 아리마태아 출신의 요셉이 예수의 시신을 받아 “깨끗한 아마포로 감싼 다음, 바위를 깎아 만든 자기의 새 무덤에 모시고 나서 무덤 입구에 큰 돌을 굴려 막아 놓고 간” (마태 27,60) 바로 그 장소다.
200년 만에 이뤄진 이번 복구 작업은 초교파적 협력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주님무덤성당을 관리하는 3개 교회는 성지 관할권을 둘러싸고 수 세기 동안 반목해 왔다. 이 때문에 촛불 그을음 등으로 산화(酸化) 현상이 심해 공사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을 때 일부에서는 합의와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좌의 피에르 피자발라 대주교는 이날 기념식에서 “하느님과 함께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며 이번 작업이 새로운 협력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외견상 불가능할 것 같았는데, 주님께서 우리의 생각과 관계를 새롭게 일깨워 줘 일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에 사는 가톨릭 신자 말렌 마우게씨는 “오늘 같은 날은 몇백 년 만에 처음일 것”이라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일치해야 세상에 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기록에 의하면 에디쿨레는 화재로 훼손돼 1808~1810년에 다시 지어졌으나, 예수 무덤은 적어도 1555년 이전에 대리석으로 봉인됐다. 이번 작업을 맡은 아테네 국립공과대 유물 보존팀은 지난해 10월 빈 무덤을 덮고 있는 대리석 판을 500년 만에 들어올리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