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7종류를 레바논에 가져갑니다. 변화를 줄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변화를 줄 생각입니다.”
레바논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명부대 19진 소속으로 레바논 현지로 파견을 앞두고 길기문 신부는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는 장병들이 조금이라도 마음의 힘겨움을 덜어낼 수 있도록 세심하고 자상하게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길 신부가 파병 장병들에게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된 비결은 장병들과 교육·훈련·생활을 두 달 동안 함께한 것이다. 군종장교로서 레바논 파견이 확정된 뒤 길 신부는 인천 계양구에 있는 국제평화지원단 생활관에서 장병 8명과 함께 방을 쓰며 그들과 기상과 점호를 똑같이 했다. 이 과정에서 길 신부는 장병들과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알수 있게 됐다.
이런 길 신부를 지켜봐 온 공보장교 박경원 대위(33)는 “길 신부님은 친근하고 따뜻하다. 또한 언제나 솔선수범하고 장병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길 신부는 파병 장병들에 대해 “두 달 함께 지내는 동안 장병들을 보면서 이들이 정말 열심히 산다고 느꼈다. 현지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또한 “이들이 열심히 사는 것을 보니 나도 그들과 함께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파병을 앞둔 마음가짐을 밝혔다.
길 신부는 이번에 파견되는 동명부대 19진의 유일한 군종장교다. 따라서 개신교, 불교 신자도 함께 아울러 보살펴야 한다. “당장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는데 이날 불교 행사에 필요한 물품, 서적을 지원한다”며 레바논 현지에서 군종장교로서의 역할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길 신부는 “장병들과 얘기하다보면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의외로 있다. 그들에게 좀 더 마음을 쓸 생각”이라며 이역만리에서 더욱 힘겨울 수 있는 장병들과 몸과 마음으로 함께할 것임을 다짐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