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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달라도 이해와 신앙으로 행복 가꿔요”

이민의 날에 만난 사람 / 다문화 가정 박효근·로마네트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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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의 날에 만난 사람 / 다문화 가정 박효근·로마네트씨 가족

▲ 박효근·로마네트씨 가족은 다문화가정의 모범 사례를 보여준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다가가고 믿고자 하는 노력이 그것이다. 박씨 부부는 “서로의 문화를 배우며 사는 것이 즐겁다”며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남편이 제게 늘 잘해 주고 착해서 좋아요. 요리도 해주고, 친구처럼 대해 주기도 하고요.”(아내 로마네트씨)

“서로 한식과 볼리비아 음식을 가르쳐주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 아세요? 이젠 아내가 저보다 김치, 미역국, 된장찌개를 더 잘 끓인다니까요.”(남편 박효근씨)

박효근(베드로, 49)씨는 12년 전 아내를 만났다. 아내 로마네트(31)씨는 지구 반대편 볼리비아 출신이다.



서로의 문화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민의 날(30일)을 맞아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신앙으로 행복을 일구고 있는 박씨 부부를 만났다. 23일 서울 보문동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씨 부부는 남미공동체 미사에 참여한 후였다. 다문화 가정으로 10년 넘게 살아오며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부부는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고, 신앙생활도 함께하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직장 내 볼리비아인 동료의 초대로 모임에 갔다가 처음 아내를 만났다. 박씨는 아내에게 첫눈에 반했고, 1년을 연애했다. “어느 날 힘들게 일한 뒤 아내를 만났는데, 제가 ‘땀 냄새난다’고 했더니 아내가 오히려 ‘열심히 일한 사람의 향기’라며 안아줬다”며 “그때 ‘이 여자다’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혼인 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 한국에선 2007년 혼인신고를 마쳤지만, 당시 볼리비아에 한국 대사관이 없었던 터라 페루를 거쳐 겨우 혼인신고를 마친 일은 시작에 불과했다. 생활 속에서 언어와 서로의 문화에 적응해야 했다. 아내 로마네트씨는 시댁 식구와도 잘 지내려 노력했지만, 불쑥불쑥 찾아오는 향수병은 어쩔 수 없었다. 첫째 아들(박성진 마르코, 9)과 둘째 딸(박은하 소피아, 4)에게 한글 교육은 큰 숙제였다. 남편 박씨는 친구들끼리 생일과 기념일을 챙겨주는 남미의 ‘파티 문화’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박씨는 “남미 친구들이 스킨십하며 인사하는 모습도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해의 문을 열어간 것은 남편이었다. 박씨는 한국 문화를 이해해 주기만을 바랐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문득 ‘먼 나라에서 나를 믿고 결혼했는데, 내가 이해하고 지켜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겠나’ 하고 깨우쳤다. 이후 적극적인 소통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됐고, 가정엔 웃음이 늘어났다.

박씨는 설거지, 청소에 적극 동참하며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도 더 많이 가졌다. 아내의 남미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본래 개신교 신자였던 박씨는 지난해 세례를 받고 아내가 그토록 원했던 혼인성사를 했다. 수원과 인천에서 살다가 3년 전 서울로 이사 온 것도 아이와 아내 때문이었다.



이주사목위 남미공동체 책임 봉사자로 활동

로마네트씨는 “남편이 저와 아이를 위해 서울 이주사목위원회가 운영하는 ‘베들레헴 어린이집’과 ‘마고네 공부방’에 아이들을 맡기고 교육할 수 있도록 이사도 와줬다”며 “덕분에 이곳 신부님, 수녀님의 관심과 돌봄 속에 신앙생활도 즐겁게 하고 있다”고 했다.

로마네트씨는 둘째를 낳은 후 이주사목위 남미공동체 책임 봉사자로도 활동 중이다. 정이 많고 싹싹한 그는 남미에서 온 이들의 온갖 어려운 일을 누구보다 더 잘 챙겨줬기 때문이다. 로마네트씨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가정과 육아 문제로 걱정이 많은데, 우리 남편은 저를 이해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박씨는 “하루하루 새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재미에 지내고 있다”면서 “젊은 시절에 하던 사업이 망해 빚을 갚느라 번듯한 여행 한 번 가지 못했는데, 가족들과 여행하는 게 바람”이라고 했다.

글·사진=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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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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