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G7 회담 전 바티칸에서 교황 예방하기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바티칸에서 처음 만난다.
바티칸은 “교황은 24일 트럼프 대통령 예방을 받기로 했으며, 이 자리에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국무원장)과 폴 갤러거 대주교(외무장관)가 배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임 후 첫 외교 일정으로 중동을 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이날 바티칸에서 교황을 만난 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두 사람의 첫 회동은 한 명은 세계 최강대국 정치 지도자이고, 다른 한 명은 가장 영향력 있는 영적 지도자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더구나 두 지도자는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문제와 관련해 미묘한 충돌(?)이 있었고, 세계 자본주의 질서와 이주·난민 문제 등에 대한 견해차가 상당히 큰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교황이 자신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자 “교황은 멕시코 정부의 ‘앞잡이’(pawn)이고, 매우 정치적인 사람”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일주일 뒤인 2월 18일 트럼프 이민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 질문에 교황은 “그것이 어디가 됐든 다리를 놓을 생각은 안 하고 장벽을 세울 생각만 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복음은 그렇지 않다”고 응수했다.
교황의 이 같은 대답이 ‘2강(强)의 설전’으로 비화하자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 발언은 특정인에 대한 공격이나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의도가 아니었다.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는 건 교황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진화했다.
교황이 지난해 멕시코를 사목 방문했을 때 미국 영토 엘파소가 건너다보이는 국경도시 후아레스에 들른 것도 상징적 의미가 크다. 교황은 그때 국경 철조망 바로 옆에 세워진 대형 십자가 앞에서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가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은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그가 하는 것을 보기 전에 판단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주교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정책 가운데 이주·난민 정책에는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낙태 옹호단체인 가족계획연맹과 낙태시술 단체에 대한 연방예산 지원 삭감 조치에는 찬성 입장을 보였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