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명윤리위, ‘연명의료결정과 가톨릭교회’ 주제로 학술 세미나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5월 27일 경기도 안산 성포동성당에서 ‘연명의료결정과 가톨릭교회’를 주제로 2017 정기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법 해설과 함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가톨릭교회 가르침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호스피스ㆍ연명의료결정법은 2016년 제정돼 호스피스 관련법은 올해 8월에, 연명의료결정 관련법은 2018년 2월부터 시행된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서울대교구 공항동본당 주임) 신부는 ‘말기환자에 대한 연명의료결정과 가톨릭교회’ 발표를 통해 의료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짚었다. 이 신부는 “말기 환자의 치료 중단 문제는 항상 어려운 문제”라면서 “이 어려운 문제의 궁극적 열쇠는 유능한 의료인의 ‘지식과 양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는 환자에게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도움과 함께 가장 적절하고 교화있는 개입을 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환자와의 정신적이고 인간적인 동참과 현존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기를 바라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 정재우(서울대교구) 신부는 주교회의에서 발표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관한 지침과 해설’을 소개하며 가톨릭교회에서 바라보는 죽음의 문제를 설명했다. 정 신부는 “품위있고 존엄하게 죽는다는 것은 마지막까지 존엄하게 산다는 뜻”이라면서 “죽음은 결국 삶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인간 생명은 유한하기에 죽음을 수용해야 할 때가 있다”며 “의료의 관점에서도, 환자의 상태에 비추어 과도하거나 도움이 안 되는 의료 행위라면, 중대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신부는 법률에서 연명의료결정을 기록하는 문서로 제시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 차이를 설명하며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하더라도 질병 말기에 담당 의사와 환자가 면담해 다시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기를 교회는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중곤(이시도로, 서울대 의대) 교수는 “모든 환자는 생의 말기에 전인적 돌봄을 필요로 하지만, 사회적 여건이 매우 미흡한 현실”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연명의료를 결정할 말기 및 임종기 환자는 의료와 돌봄의 공백 속에 내버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2월 예정된 연명의료결정 제도 시행 이전에 호스피스 제도화에 따른 인프라 구축이 충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