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4대 강 16개 보 가운데 6개 보 수문이 열렸다. 보에 갇혀 있던 물이 쏟아져내리며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가 4대 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하며 6개 보 수문을 개방한 것은 환영하지만 4대 강 문제가 6개 보 수문 개방으로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보 수문 개방 이후 썩어가는 강을 살리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강이 흐르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16개 보는 물길을 막고 물을 가뒀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른 동안 물은 썩었다. 물은 악취를 풍겼고, 녹조를 만들었다. 물고기는 떼죽음을 당했다. 4대 강 사업 시작 단계부터 이같은 환경 오염과 생태계 파괴가 예견됐지만, 경제와 개발 논리 앞에 4대 강 사업 반대 목소리는 번번이 무시됐다.
보 수문 개방에 앞서 환경단체들은 ‘4대 강 회복과 미래를 위한 시민사회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16개의 거대한 보로 흐름이 끊긴 4대 강을 다시 연결하는 것은 생명의 질서를 온전히 회복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수문 개방을 넘어서 보 철거와 함께 재자연화를 통한 4대 강 복원을 제안했다. 불합리한 4대 강 사업의 적폐 청산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 사회는 ‘환경 보호는 오로지 금전적인 손익 계산을 바탕으로 해서는 보장될 수 없고 환경은 시장의 힘으로 적절하게 보호하거나 증진시킬 수 없는 재화 가운데 하나’(「간추린 사회 교리」 470항)라는 가르침을 4대 강 사업이라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 배운 셈이다. 새 정부는 4대 강 사업을 반면교사로 삼아 4대 강 복원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시장 논리를 떠나 자연의 이치를 따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