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지침 변화에 따라 ‘한국 사제 양성 지침 개정 소위원회’ 꾸려 지침 수정 보완키로
교황청 성직자성이 2016년 개정한 「사제 양성의 기본 지침」에 맞춰 「한국 사제 양성 지침」이 새롭게 수정, 보완된다.
전국 가톨릭대학교 교수신부협의회는 6월 19~21일 세종시 전의면 대전가톨릭대에서 ‘사제 양성 기본 지침’을 주제로 연수를 열고 새롭게 바뀐 「사제 양성의 기본 지침」을 연구, 논의했다. 바뀐 내용에 따라 「한국 사제 양성 지침」 역시 개정해야 하기에 주교회의 성직주교위원회 산하에 ‘한국 사제 양성 지침 개정 소위원회’를 한시적으로 꾸리기로 결정했다. 한국 교회는 2018년 12월까지 개정한 「한국 사제 양성 지침」을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 보내야 한다. 「한국 사제 양성 지침」은 1987년 처음 마련돼, 2001년 개정된 바 있다.
교황청 성직자성은 2016년 12월 ‘사제 성소의 선물’(The Gift of the Priestly Vocation)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바꾼 「사제 양성의 기본 지침」을 발표했다. 「사제 양성의 기본 지침」은 1970년 1월 처음 발표됐으며, 1985년 3월 한 차례 수정됐다. 당시 수정은 새 교회법에 따른 용어 변경 수준이어서 전체적인 사제 양성 방향과 내용이 바뀌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제 양성 지침 개정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 준 영성에 따라 ‘교회의 쇄신은 성직자의 쇄신에 있다’는 전제 아래 추진됐다. 성직자성 장관 베냐미노 스텔라 추기경은 “빠른 변화에 따른 신학교 양성의 새로운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직자성은 새 지침에서 사제 양성의 방향성을 ‘선교(복음화)’와 ‘공동체’, ‘동행’과 ‘식별’로 제시했다. 사제 성소는 하느님께서 교회와 세상에 주신 선물로, ‘공동체’ 안에서 발견되고 받아들여져야 함을 강조했다. 또 사제 양성은 선교사를 지향하며 신학교는 ‘양 냄새 나는 목자와 같은 선교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양성자와 교육자는 신학생들과 ‘동행’하며 신학생들이 무엇이 하느님 뜻인지를 ‘식별’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명시했다.
새 지침은 기존 교회 문헌에서 강조한 사제 양성의 네 가지 측면(인성, 영성, 사목, 지성)에 더해 선교 정신과 공동체성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신학교 교육 체계의 틀도 예비 과정(신학대 입학 전)→제자 과정(입학 후 철학 연구)→동화 과정(신학 연구)→사목통합 과정(부제ㆍ사제품)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국내 신학대 교육 과정도 이에 맞춰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대상을 반영한 부분도 눈에 띈다. 새 지침은 동성애 경향을 지닌 사람 및 이민자의 사제 성소 등에 관해서도 명시했다. 동성애 경항을 지닌 사람에 관해서는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신학교 입학과 성품 허가와 관련하여 이들의 성소를 식별하는 기준에 관한 훈령」(1995)에 따랐다. 훈령에는 “동성애 행위를 하는 사람, 뿌리 깊은 동성애 성향을 보이는 사람, 게이 문화를 지지하는 사람은 신학교에 입학하거나 사제품을 받을 수 없지만, 일시적인 동성애 성향을 보였지만 극복한 사람은 다르다”고 나와 있다. 또 새 지침은 이민이 보편화됨에 따라 이주민 사목에 각별히 신경을 쓰며 이민자 가정 내 사제 성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지닌 성소자들, 늦은 나이의 성소자들의 신학대 입학과 관련해서는 이들을 위한 별도의 신학교 건립도 고려하기를 제안했다.
전국 가톨릭대 교수신부협의회 연수에는 주교회의 성직주교위원회 위원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위원인 김희중ㆍ조환길 대주교, 이용훈ㆍ유흥식ㆍ황철수ㆍ정신철 주교가 참석했으며 서울ㆍ광주ㆍ대구ㆍ수원ㆍ부산ㆍ대전ㆍ인천 등 7개 가톨릭대 신학대 총장과 학장, 교수 사제 등이 함께했다. 2018년 전국 가톨릭대 교수신부협의회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