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엄청난 사고를 치신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도구로서 하느님의 이끄심에 잘 응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창우 주교는 6월 28일 주교 임명 발표 직후 성 이시돌 피정의 집에서 한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저를 제주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하셨다는 통보를 얼마 전 주한 교황 대사관으로부터 받고는 너무 놀란 나머지 전율을 느꼈다”며 “턱없이 부족하지만 사제들과 하나가 되어 교구장 강우일 주교님을 잘 보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주교는 특별히 사제단의 일치를 강조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에 선후배 사제의 용서와 이해를 구했다.
“사제들을 마음속으로 차별하고 단죄한 적이 없지 않았습니다. 교구의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사제단과 하나가 되는 데 힘쓰겠습니다.”
문 주교를 사제 성소로, 그리고 일치의 영성으로 이끈 것은 포콜라레다. 포콜라레 모임에 거의 매주 참석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문 주교는 “대학교 1학년 때 포콜라레 젠 모임에 참석하면서부터 포콜라레가 너무 좋았다”며 “포콜라레에서 하느님의 뜻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전임 교구장 김창렬 주교님의 깊은 신앙과 영성을 지켜봤습니다. 현 교구장이신 강우일 주교님에게는 사회 예언자적 비전을 봅니다. 제게는 두 분과 같은 엄청난 능력이 없습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부르셨으니 하느님께서 맡기신 뜻을 잘 따르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문 주교는 “주교 임명을 받고 지금까지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인생의 퍼즐이 전체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과거의 일들이 하느님께서 큰 일꾼으로 부르시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수를 놓을 때 보면 겉으로는 엉망 같지만 뒤집어 펼쳐 놓으면 멋진 작품이 됩니다. 결핍투성이인 제가 주교가 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픔과 상처에 매몰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은 언제나 저와 함께하시면서 상처를 씻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저와 함께하실 것을 믿기에 주교로 불러주심에 기꺼이 응답할 수 있었습니다.”
문 주교는 신자들에게 교구장을 돕는 부교구장 직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많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 제주교구 사제들을 사랑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보여 주신 섬김의 리더십을 따르겠습니다. 사제단과의 일치를 통해 하느님의 하나 됨을 제주교구 신자는 물론 제주도민 모두에게 보여 주고 싶습니다.” 남정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