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나약’ 수녀, 반그리스도 테러 후 코끼리떼가 폭력자들 집만 습격한 사연 밝혀
정의를 실현한(?) 코끼리떼에 감동해 수도자가 된 인도의 알란자 나약 수녀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나약 수녀는 9년 전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의 집단 테러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인도 동부 오디샤 주 칸다말 지역 출신이다. 1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5만여 명이 난민으로 전락한 오디샤 폭동 테러는 인도 현대사에 최악의 반그리스도교 테러로 기록돼 있다.
CNA 보도에 따르면, 당시 여고생이었던 나약 수녀는 폭도로 돌변한 극단주의자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닥치는 대로 살해하고, 마을을 불태우는 것을 보고 놀라 숲 속으로 피신한 덕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케랄라 주에 있는 ‘궁핍한 이들의 수녀회’에 입회해 지난해 말 첫 서원했다. 그는 올해 초 고향의 성당에서 열린 서원 감사 미사에서 “반그리스도교 폭력의 희생자들을 대신해 정의를 실현한 코끼리떼를 보고 나서 수도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털어놨다.
주민들에 의하면 테러 발생 이듬해 코끼리떼가 칸다말 지역에 자주 출몰했다. 그런데 코끼리떼가 무슨 표시라도 해둔 듯 테러 당시 폭력에 앞장선 이들의 집과 농장만 습격했다. 그래서 오디샤 주 신자들은 코끼리떼에 ‘그리스도교 코끼리들(Christian elephants)’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는 “코끼리떼를 힘없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내민 하느님의 강력한 손길이라고 믿었다”며 “그래서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 곁에서 하느님의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08년 대참사 이후 칸다말 지역에서는 신부와 수녀가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해 유례없는 ‘성소(聖召) 풍년’을 보이고 있다고 CNA가 보도했다.
한편, 인도 가톨릭 교회는 지난해부터 오디샤 테러 희생자들의 시복시성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디샤 정의평화개발위원회 아자이 싱 신부는 “희생자들은 대부분 가난과 신앙 때문에 이중 차별을 받아온 하층민”이라며 “신앙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그들은 인도의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