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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과오 고백한 사제, 참회의 눈물

미국 알링턴교구 윌리엄 엣치슨 신부 젊은 시절 백인우월주의 단체에 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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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악명 높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비밀결사조직 KKK에 가담했던 한 신부가 과거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직무에서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알링턴교구의 윌리엄 엣치슨(62, 사진) 신부다. 그는 미국에서 백인 우월주의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을 우려하면서 지역 교회신문에 ‘반성문’을 기고했다.

그는 ‘주님의 은총으로 증오에서 사랑으로’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최근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들의 유혈 시위가 “잊고 싶은 내 인생의 암울한 시기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고 털어놨다.

“그 증오 조직에 가담했을 때 저는 감수성 예민한 젊은이였습니다. 저의 행동은 비열했습니다. 흰 복면을 쓴 채 십자가를 불태우고, 협박 편지를 보내곤 했던 일들을 떠올릴 때면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인 것만 같습니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듭니다.”

40여 년 전 자신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게도 용서를 빌었다.

“인종주의와 편협함에 피해를 본 이들에게 ‘죄송합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그는 메릴랜드주 KKK단에서 한 조직을 이끌었다. 경찰이 그의 집에서 화약과 총기류, 폭탄 부품 등을 찾아냈다. 그는 실형 60일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반(反) 가톨릭 조직을 떠나 다시 가톨릭 교회로 돌아간 것은 내 의지가 아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가 없었다면 그런 급격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간곡하게 당부했다.

“그런 이데올로기에서는 충만함을 얻지 못합니다. 당신들의 증오심은 충족되지 않을 것이고, 분노는 대체되지 않을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하고 끝없는 평화와 자비를 찾길 호소합니다.”

그는 “주님은 진심으로 회개하면 용서해 주신다”면서 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고문이 공개되자 그의 참회와 용기를 격려하는 전화가 신문사에 빗발치고 있다.

알링턴교구의 마이클 버빗지 주교는 성명을 통해 “그의 과거는 슬프고 곤혹스럽다”며 “하지만 그동안 그와 관련된 인종차별 문제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그의 메시지가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이들의 회개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엣치슨 신부는 당분간 사목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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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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