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2017년 정기총회에서 북한 장애 아동들의 치료와 탈북 여성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수도회의 경계를 넘어 연대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세계 여자수도회 총원장연합회(UISG)가 지난해 총회에서 생명을 위해 수도회 간의 경계를 넘어 변방 사도직을 모색하자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남북한뿐 아니라 최근 한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재중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가 한층 증가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인신매매로 팔려간 탈북 여성들이 성 노예로 고통받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당국에 붙잡히면 북한에 송환돼 국외 도망자 전용시설에서 고문당하고 성폭행이나 강제 낙태 등 학대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 당국이 지난 6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보고한 장애 아동 수가 3만 5000여 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수치보다 훨씬 많은 장애 아동이 치료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현실에서 여자수도회 장상연이 민족 화해를 위한 새로운 틀을 모색하는 한 방편으로 북한 장애 아동과 탈북 여성들을 위해 행동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예언자적 식별이라 하겠다.
수도자의 삶은 기도와 사도직 생활로 이뤄져 있다. 이를 통해 인간과 국경이 만든 모든 차별을 넘어 모든 이에게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것이 수도자의 첫째 사명이다. 무엇보다 희망이 없는 이들에게 구원을 우선적으로 선포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이다. 희망이 없는 이에게 희망을 주려면 먼저 정의와 평화, 공동선이 실현되도록 행동해야 한다.
북한을 돕겠다고 나선 여자 수도자들의 예언자적 목소리에 찬사를 보내며, 이들의 실천적 연대에 교회 구성원들도 적극 동참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