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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 들녘에 삼종기도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128주년 맞는 대전 합덕본당 성당 입구에 10m 종탑 설치 매일 삼종기도와 미사 전 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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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덕본당 주임 김성태 신부가 지난해 12월 31일 축복한 종의 상세한 내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종소리가 금세 들려올 듯한 그림 제목은 ‘만종’(晩鍾)으로 번역됐지만, 정확히는 The Angelus, 곧 삼종기도(三鐘祈禱)다. 예수님 강생의 신비를 기념하기 위해 아침 6시와 낮 12시, 저녁 6시에 바치는 세 차례 기도 가운데 저녁 삼종기도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 성당에서 종소리가 사라졌다. 정확히는 종을 치지 않는다. 녹음된 종소리로 삼종기도를 대신하기 일쑤다. “시끄럽다”는 지역사회 민원이 나오면서부터다. 때로는 종이 낡아 깨질 위험이 있다며 성탄ㆍ부활 때만 치기도 한다. 일부 성당에선 성당을 건축해도 종각에 종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꾸준히 종을 치는 성당도 없진 않지만, 기도 시간을 알려주고, 미사 전례에 하느님 백성을 불러 모으고,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알려주던 종의 역할은 많이 퇴색됐다.

새해로 설립 128주년을 맞는 대전교구 합덕본당(주임 김성태 신부)도 마찬가지였다. 20∼30년 전부터 종소리가 사라졌다. 그런데 몇 해 전 프랑스 파리 국립 오르세미술관에 갔다가 밀레의 ‘만종’을 보게 된 김성태 신부는 종소리를 다시 울려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만종’을 보는데, 그 들녘이 꼭 합덕 들녘 같았어요. 밭에서 수확하다 말고 기도하는 부부 모습을 보고 종소리가 들리는 곳은 ‘시간 속 성전’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소리를 잃어버린 건 성전을 잃어버린 것이고, 종소리를 울릴 수 있는 곳에서는 다시 울려 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래서 고 서봉세 신부에게 부탁해 프랑스 국경도시 안시에서 7대째 종을 만드는 파카르드사를 소개받아 3개의 종을 제작, 신리성지에 설치했다. 그러고 나서 또 종을 주문 제작한 뒤 이번에 합덕성당에도 설치하려고 하니 성당 건물과 종탑 사이가 벌어져 있어 두 건물을 잇는 보수공사를 해야 했다. 그나마 종탑에 종을 설치하는 작업조차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최평곤(라파엘) 화백에게 의뢰해 성당과 두 종탑 모양을 본뜬 별도 종탑을 10m 크기로 만들어 성당 출입구 앞 오른쪽에 설치했다. 원래는 종을 3개만 제작 설치하려고 했지만, 종소리가 화음을 이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12개의 종을 설치, 열두 음역을 소화하도록 했다. 3개의 종에는 본당 수호성인인 성가정, 합덕에서만 30년간 사목한 순교자 필립 페렝(한국명 백문필) 신부의 이름을 딴 성 필립보, 교구 수호성인인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이름을 붙여 새겨 넣었다. 나머지 9개 종에는 후원자 이름을 따 이냐시오와 아벨, 바오로, 요한 세례자, 베드로, 로사, 야고보, 미카엘라, 대건 안드레아의 이름을 새겼다. 지난해 12월 31일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종 축복식을 했다. 앞으로 본당에선 매일 삼종기도와 평일ㆍ주일 미사에 앞서 종을 치고, 매일 오후 3시에는 종소리로 성모찬송을 들려줄 예정이다.



글·사진=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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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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