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과 필리핀 바기오교구 업무협약 내용과 의미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필리핀 바기오교구 사회사목부 산하 법인 Our Farmer’s Heaven(OFH) 간에 맺어진 업무 협약(MOU)은 다른 나라 농민들과의 연대로 우리농 운동을 퍼뜨리는 효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우리 농촌과 마찬가지로 날이 갈수록 피폐화하는 현실과 맞닥뜨린 필리핀 농민들과 함께함으로써 생명농업인 우리농 운동을 국제 협력을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이번 업무협약은 특히 필리핀의 대표적 고산지대 채소 생산지인 바기오-벵게트 주 유기농업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오랫동안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으로 인한 토양 황폐화, 농민들의 건강 문제, 도시민들의 안전한 먹거리 문제, 제값을 받지 못하는 농산물 유통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에 파견된 한국외방선교회 선교사 이상원 신부를 통해 우리농 운동의 접목이 시도됐고, 이번 업무협약은 유기농업과 도ㆍ농 직거래 운동이 현지 농촌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생산·판매 시스템 구축
협약에 따라 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서울 우리농은 OFH와 함께 올해부터 3개년에 걸쳐 유기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한다. 우선 유기농 참여 농민에 대한 유기농 기초ㆍ심화 교육과 유기농 비닐하우스 설치 사업을 벌여 친환경 유기농업을 활성화한다. 또 마닐라 카리타스와 함께 주된 채소 소비지인 마닐라에 3년에 걸쳐 유기농 매장 7곳을 새로 개설하기로 했다. 1차 년도에 농민 80여 명이 매달 6t을, 2차 년도에 150명이 12t을, 3차 년도에 200명이 20t을 각각 생산해 유기농 매장에 공급하고 수익의 5를 매장 운영비로 내도록 함으로써 안정적인 생산-판매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번 협약에서 가장 큰 비중을 둔 사업은 유기농업 확대를 위한 농민 양성과 교육 훈련 시행이다. 지속 가능한 유기농업의 토대는 농민에 대한 유기농 보수교육과 심화교육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벵게트주립대(BSU)와 기술 제휴를 통해 지역 농민들 교육 훈련을 설계했고, 유기농 전환을 추진하는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기농 양성 사회교육기관(ATI)과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의 우리농 운동 경험을 현지 농민들과는 물론 OFH와도 공유하며 실질적인 자문을 제공키로 했다.
유기농을 실천하는 농민들 간의 연대와 지역 네트워크 구축도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어 지역공동체를 통한 상호 관리와 감독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한 유기농 품질 인증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유기농업 활성화를 위해 비닐하우스 설치를 통한 시범농장사업도 꾸준히 확대해 나감으로써 선순환적 유기농업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나아가 판로 확보를 위한 바기오-벵게트 주와 메트로 마닐라의 OFH 매장 설치와 인테리어 비용 등도 지원키로 했다.
자립 가능한 구조 정착에 중점 둬
박재출(레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국제협력팀장은 “구체적 지원 방향은 실무선에서 논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앞으로 3년이면 OFH의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유기농 생산과 물류, 판매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