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 상장례음악연구소 제1회 심포지엄 개최, 위령기도의 신학적 의미 등 점검
‘신앙 토착화’의 산물로 평가받는 한국 천주교회의 위령기도(연도)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번에 40분이 넘게 걸리는 위령기도 시간이 줄어들고 있으며, 기도 내용도 죽음을 넘어 하느님과 영원히 살아갈 ‘종말론적 희망’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가톨릭 상장례음악연구소(소장 이상철 신부)는 19일 서울 중림동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에서 ‘한국 가톨릭 상장례음악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제1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속죄와 참회 넘어 희망 담아
‘위령기도의 구성과 신학적 의미’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윤종식(가톨릭대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 신부는 “트리엔트 공의회의 교의와 「로마 예식서」(1614)의 예식을 따르는 「텬쥬셩교례규」에선 죄 중심의 구원신학과 사죄의 은총이 강조됐던 반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따른 「장례 예식서」(1969)와 「상장예식」(2003)에는 죽음의 파스카적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 신부는 또 “죄인인 인간이라는 생각에서 본다면 당연히 죽은 이의 속죄와 참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예수님께서 행하신 십자가 희생과 죽음, 부활을 생각하면 죽음을 넘어 하느님과 영원히 살아갈 희망이 신앙의 중심이 돼야 한다. 위령기도도 이처럼 변화해왔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장례노래 연도의 장례예식서 연구’를 발표한 주은경(레지나) 대전 정하상교육관 상장례 외래 교수는 “초기 천주교 유입 당시 종교적 목적과 함께 유교의 전통 장례문화를 수용, 접변된 한국적인 천주교 장례문화는 교화적인 타 종교 문화 수용의 좋은 예를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우리의 전통 상엿소리와 연도의 계응 창법은 메기고 받는 형식 또한 유사점으로 볼 수 있다”며 “위령기도를 통해 천주교 신앙 안에 수용된 우리의 고유 사상과 전통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게 돼 한국 장례문화를 재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도문과 악보의 수정 작업 필요
위령기도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연도 악보의 현황과 시김새의 적용’을 발표한 강영애(데레사) 한국가톨릭상장례음악연구소 실장은 “200여 년 이어온 위령기도는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1991년 악보화로 규정돼 2003년 이후 통일화됐으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5년 이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발행한 「성경」을 토대로 한 성경의 다른 해석과 예식의 간소화로 인한 현실은 기도문과 악보의 수정 작업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담당 송우석(반포본당 주임) 신부는 격려사를 통해 “오늘날 위령기도의 내용은 여전히 부활보다는 수난이 강조되며, 위로보다는 하느님을 위한 속죄가 강조되고 있다”면서 “신학적 입장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개정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가톨릭 상장례음악연구소는 가톨릭 전통의 상장례 음악과 관련된 연구와 더불어 죽음 의례에 대한 관련 종교 및 문화 속에서의 학제간 연구, 가톨릭 상장례 관련 현장 실무 연구 및 교육을 위해 올해 3월 설립됐다. 연구소는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에 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