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스페인 선교사 미구엘 자데나스 신부가 페루 아마존 지역 유리추아쿠 강가에 있는 원주민 마을에 들어가 유아세례를 베풀고 있다.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사는 원주민들은 일 년에 한 번 영성체를 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CNS 자료 사진】 |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 10월 아마존 지역을 위한 특별 주교시노드를 소집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우림이 처한 생태계 위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변방의 열악한 사목적 현실에 관심을 기울여 원주민 복음화의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해서다.
범아마존 교회 네트워크(REPAM) 의장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은 시노드 개최 배경에 대해 “교황은 새로운 길을 제시하기 위해 그 지역 교회 주교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REPAM’은 아마존을 공유하는 9개국 가톨릭교회가 열대우림과 원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기관이다.
아마존 우림 파괴, 지구의 위기
아마존 우림 파괴는 심각한 상황이다. 브라질 아마존 환경연구소는 시간당 축구장 128개 넓이의 우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목초지 확보를 위한 불법 벌목과 광산 개발, 기후 변화 등이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마우리치오 로페즈 REPAM 사무총장은 ‘바티칸 뉴스’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중요성을 피부에 와 닿게 설명했다. “지구 상의 물 20가 아마존에서 나온다. 당신이 매일 마시는 물 5잔 중 한 잔은 아마존에서 온 것이다. 또 산소의 25를 생산한다. 지구 생명체가 들이마시는 숨 4번 중 한 번은 아마존 덕분이다.”
아마존 파괴 행위가 인류 공동의 집(지구)에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교황이 말했듯이, “사람들은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방관하고 있고, 직접적 책임이 있는 이들은 문제를 감추기에 바쁘며, 이에 따른 가장 큰 피해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간다.”(회칙 「찬미받으소서」 26, 48항 참조)
교황은 지난 1월 페루 사목방문 중 아마존 밀림과 인접한 도시 푸에르토말도나도에 찾아가 “대기업과 소비지상주의적 탐욕이 전 인류에게 중요한 자연 서식지를 파괴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깊은 상처를 받은 원주민들이 생명, 지구, 문화를 지킬 수 있도록 (시노드를 통해) 진심 어린 방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사목자 부족 심각
아마존의 사목적 요구도 시노드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목자 부족난 타개는 최대 현안이다. 아마존은 사제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오지에 사는 신자들은 일 년에 한 번 영성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바티칸 교세통계 연감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사제 한 명이 신자 3130명을 맡고 있다. 하지만 남미는 7203명으로 배가 넘는다. 베네수엘라는 9820명에 달할 정도다. 한국 교회의 1093명과 비교하면 아마존 사제 부족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앙심이 깊고 공동체에 모범이 되는 기혼 남성(viri probati)에 대한 사제 서품 허용 문제도 주요 의제로 올라 있다. 시노드 예비문서는 “오랫동안 주일 성체성사의 은총을 박탈당한 수천 공동체의 울부짖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고 말하고 있다.
‘비리 프로바티’(viri probati)는 ‘자질이 입증된 남성’이란 뜻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도 열악한 선교지역에서 한해 기혼 남성 사제 서품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내 이 안건은 폐기됐다.
‘비리 프로바티’ 서품은 남미 주교들의 오랜 희망 사항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해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제 성소 위기 타개책으로 선택 독신제를 고려해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교황은 “선택 독신제는 해법이 아니다. ‘viri probati’가 가능하다면 그걸 생각해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원주민들 권리와 여성의 인권 옹호도 시노드의 도전 과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