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6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앞으로 이어질 종전 선언과 더불어 새로운 평화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이 주교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과 더불어 예전에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북미 간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감동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우리는 생생하게 지켜보았다”면서 “이 모든 일은 위기의 순간에 마음을 모아 지속적으로 함께 봉헌했던 우리의 간절한 기도와 전 세계 교우들의 평화를 위한 기도의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대결과 갈등으로 이어진 긴장과 불안의 65년, 비정상적 정전체제가 끝을 맺을 때가 됐다”며 “세상의 질서,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평화를 유지하려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주님께서 약속하신 참평화를 이루고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관계의 단절’인 분단은 죄의 결과”라며 “우리는 지난 73년을 이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다”고 성찰했다. 더불어 “분단 체제 속에서 서로를 적대시하고 악마화 했던 극단적인 대결 구도 속에서 악의 세력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우리 스스로 악함 속에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주교는 나아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 신앙인들은 모두 화해의 직분을 부여받은 사람들이기에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했듯이 갈라진 세상 안에서 서로 화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대의 징표를 읽어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의 표징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마음을 모으자”며 “평화를 향한 이 조심스러운 여정을 기도로써 함께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