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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협의회(WCC) 70주년 행사 참가기 -‘한반도 에큐메니컬포럼 옵서버’ 강주석 신부

남북 종교인, 평화의 여정에 교황 축복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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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강명철 위원장과 함께한 강주석(오른쪽) 신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강주석 신부는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70주년 행사와 한반도 에큐메니컬포럼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강 신부가 현지에서 보내온 참가기를 싣는다.



평화를 위한 순례

6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하셨다. 그리스도교 초교파 조직인 세계교회협의회(WCC) 70주년 행사에 참석하신 것이다. 1948년 설립된 WCC는 100여 개 국가의 개신교, 정교회, 성공회 등 350여 개 교단이 참여하는 단체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 온 수백 명의 종교인 대표들이 교황님을 환호로 맞이했고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타교파의 종교인들에게 자신을 ‘일치와 평화를 향한 순례자’라고 말씀하신 교황님은 오후 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또 다른 특별한 여행자들과 인사를 나누셨다. WCC 행사에 참석하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자들을 만나신 것이다. 북한의 개신교 단체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1984년 도잔소회의(일본 도잔소에서 남북 교회가 한자리에 모여 가진 ‘동북아 평화ㆍ정의에 관한 국제회의’)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세계교회협의회와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남한과 세계의 종교인들은 여러 제약과 장애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북한의 종교인들과 만남을 이어왔다.



반갑습네다, 평화를 빕니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 대표들은 교황님과 악수를 하면서 북한말로 “반갑습네다”라고 인사를 드렸다. 교황님은 미소를 지으며 영어로 “Peace(평화)”라고 대답하셨다. 1988년 4월에 바티칸을 방문했던 두 명의 북한 가톨릭 신자에 이어 북한의 종교인으로는 두 번째로 교황님을 알현하는 순간이었다. 남과 북의 종교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에서 함께 교황님의 축복을 받은 것이다.

평화를 향한 순례에는 세계의 신앙인들이 함께했다. 6월 22~23일로 이어진 한반도 에큐메니컬포럼(한반도 평화, 통일, 개발 협력을 위한 에큐메니컬포럼)에서는 스위스ㆍ미국ㆍ독일ㆍ영국ㆍ일본ㆍ한국ㆍ남아공ㆍ케냐 홍콩 등지에서 온 종교인들이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관계자들과 함께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편지를 보냈다. 평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의 구조를 부수고 새로운 평화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교회의 역할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냉전을 넘어서

지난 세기 인류를 갈라놓았던 냉전을 ‘종교전쟁’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여기서 냉전은 무신론과 유신론의 대결로 규정되는데, 특히 그리스도교가 냉전의 고착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을 믿지 않는 ‘적’은 쉽게 악의 세력으로 규정됐으며, 대화나 협력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이렇게 냉전이 본격화되면서 한반도는 분단됐고 갈라진 우리 민족은 너무 비참한 전쟁을 치르고 말았다. 이 땅의 교회 역시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살면서 평화를 제대로 중재하지 못했던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분열의 악을 극복해야 하는 변화의 시대를 만나고 있다. 적대와 불신이라는 냉전의 망령들이 아직 우리에게 두려움을 줄지 모르지만, 이제는 교회가 더 용감한 평화의 순례자가 되어야 한다. 신앙인들에게 주어진 일치와 화해라는 소명을 새롭게 의식하면서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평화를 담대하게 전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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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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