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에큐메니컬포럼에 보낸 서한에서 밝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그동안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교회가 평화의 중재자로 적극 나서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이기헌 주교는 6월 22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한반도 에큐메니컬포럼(EFK)에 보낸 서한에서 “70여 년 전 냉전 고착화와 함께 한반도 분단이 현실화됐을 때, 이 땅의 교회는 평화를 중재하는데 충실하지 못했던 슬픈 역사를 갖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어 “한국 가톨릭교회도 반공주의를 우선시했기 때문에 갈라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적극 노력하지 못했다”며 평화 건설의 사명을 지닌 교회가 신앙 수호를 명분으로 공산주의 세력과의 싸움에 앞장선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최근 한반도에 부는 평화의 바람과 관련해 “새로운 방식을 통해 평화의 길로 초대하시는 하느님 은총에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성실하게 응답해야 할 때”라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마음과 기도를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 주교는 올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6월 25일) 담화에서도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관계의 단절’인 분단은 죄의 결과”라며 이러한 죄에 대한 성찰을 통해 화해와 평화 건설의 직분을 되새기자고 말했다.
한반도 에큐메니컬포럼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한 의정부교구 강주석 신부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강명철 위원장 등 대표단도 이번 포럼에 참가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북한 신자들이 “반갑습네다”라며 인사를 하자 교황은 미소를 지으면서 영어로 “Peace(평화)”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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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