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전 교중미사를 앞둔 대구 노원성당에 사람들이 칼을 들고 찾아오는 살벌한(?) 광경이 벌어졌다. 노원본당(주임 박병래 신부)이 7월 8일 시작한 무료 ‘칼갈이 봉사’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들이다.
마당 안으로 들어서니 본당 주임 박병래 신부가 숙련된 모습으로 직접 칼을 갈고 있었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신자들은 신기한 듯 둘러서서 한참을 구경한다.
박 신부는 “취미로 목공일을 하면서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무언가 좋은 일을 해줄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이렇게 칼을 갈아주게 됐다”며 “일상생활의 작은 편의를 제공해 주고자 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박 신부는 2014년 경산 사동본당 주임 시절 처음으로 칼 가는 일을 시작해 지금까지 4년째 이어오고 있다. 본당에만 국한하지 않고 신자들과 함께 장터에 나가 무료 ‘칼갈이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박 신부의 뜻에 동참하는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포항과 대구 등 교구 내 본당 10여 곳에서 자체적으로 봉사를 펼치고 있다.
박 신부는 “칼갈이 봉사가 정착되고 나면 사람들은 칼날이 무뎌질 때마다 자연스레 성당을 떠올리게 된다”며 “간접적인 선교효과까지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 ‘칼갈이 봉사’를 시작한 노원본당은 매월 둘째 주일 정기적인 봉사를 펼칠 계획이다. 본당 신자 우경애(율리아)씨는 “본당에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자체가 좋게 느껴지고, 이웃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계기도 된다”면서 “천주교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선교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