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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난민을 기억하는 한가위가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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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을 더하는 결실의 계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폭염은 자취를 감췄고, 푸른 하늘과 가을 들녘이 넉넉한 품을 내어준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고, 먹고 사느라 바빴던 가족과 친인척들이 명절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귀성길에 오른다.

명절의 기쁨은 많이 퇴색했다. 공항은 마음이 맞는 친구나 작은 가족 단위로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가족 공동체의 친교보다 개인적인 기쁨이 중요해진 시대의 명절 풍경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는 하늘이 내어준 풍성한 결실에 감사하고, 조상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하는 시간이다. 순교자성월에 맞는 한가위인 만큼 신앙 선조들의 나눔과 연대 정신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신앙 선조들은 박해의 어려움 속에서도 나눔 정신을 잊지 않았다. 나눔 정신으로 연대했다. 박해시대의 보릿고개 때에 천주학쟁이들이 사는 교우촌엔 굶어 죽는 이가 없다는 말이 있었다.

올해 한가위는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동시에 우리 곁에 있는 ‘난민’을 기억하는 뜻깊은 시간으로 보내길 바란다. 우리 주변에는 고향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이산가족과 북한이탈주민, 노숙인들은 명절이 외롭다. 재외동포와 재외국민 등 해외에 거주하는 한민족에게도 한가위는 그리운 명절이다.

이렇듯 명절을 맞아도 고향에 오지 못하는 이들도 있지만, 가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이다.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난민들을 기억하고, 이들에게 환대와 두레 정신을 베푼다면 한가위는 더 풍요로울 것이다. 사라져가는 세시풍속(歲時風俗)은 서로 정성껏 대접하고 사랑을 베푸는 한가위 정신을 실현하는 데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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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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