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강우일 주교,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사진>는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생명 존중보다 경제 논리를 중시하는 현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으로는 생태계와 가난한 이들의 회복을 불러올 수 없다고 역설했다.
강 주교는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맹목적 이윤 추구와 무분별한 개발은 생태계 전체의 질서와 조화를 회복 불가능하게 무너뜨린다”며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을 크게 우려했다.
“정책 어디에도 ‘2030년 탄소 배출 50 감축, 2050년 배출 0’ 등 국제적 합의를 실천하려는 계획이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강 주교는 “지구 생명체에 대한 경외심과 존중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에너지와 환경 정책을 상품으로 삼아 경제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녹색 성장 중심주의만 있다”고 비판했다.
강 주교는 또한 “창조 세계를 돌보는 것과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것은 같은 일”이라며 “우리가 하는 노력의 척도는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의 완화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의 생활 방식은 물론, 사회ㆍ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 없이 녹색으로 포장한 개발이 성공한들, 생태계가 회복되거나 가난하고 무력한 이들이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ㆍ사회적 불평등의 위험은 개인의 선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중층적이고 복잡한 문제이다. 강 주교는 이와 관련 “이른바 환경친화적인 개발과 성장의 혜택을 받으며 안락하고 편리한 생활을 계속 유지하면서 근본적인 전환을 이룰 순 없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근본적인 전환은 ‘자본과 생명, 성장과 탈성장 사이에서 수행하는 결단이며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생태 환경의 파괴에서 발생한 부담을 취약한 계층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이며, 에너지와 기후 정책에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는 ‘민주적인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함께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생태적 회심’을 강조했다. “인간의 삶은 하느님의 자비와 연민 안에서 온전하고 통합된 삶의 여정을 걸어야 한다”며 “인간 공동체,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염려는 생태 세계를 보살피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고 밝혔다.
강 주교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과 제안을 수용하고 진지한 회심을 이루고 강인한 연대와 변화와 쇄신을 실현해 나간다면 ‘우리 공동의 집’을 살릴 기회는 아직 있다”며 생태적 회심을 바탕으로 한 근본적인 전환을 촉구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