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가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시복을 위해 국내에서 진행된 시복 예비심사 법정 문서(조서) 일체를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했다. 이로써 이들의 시복 여부는 한국 교회를 떠나 교황청으로 넘어갔다. 이제 시복을 위한 시성성의 업무가 곧 시작된다.
시성성이 시복을 위한 청원인을 승인하고 책임자를 선정하면 청원인과 책임자 두 사람이 시복 관련 법적인 검토와 절차를 상의하게 된다. 시성성 장관 세메라로 추기경은 한국 교회가 열성적이고 적극적으로 시복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경이롭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복 예비심사 법정 문서 일체를 시성성에 제출하고, 장관의 우호적인 발언이 있다고 해서 133위에 대한 시복이 이뤄진다는 뜻은 아니다. 시복을 위해서는 더 까다롭고 엄격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시복 예비심사에 들어간 신앙 선조 중에는 이벽ㆍ김범우ㆍ권철신 등 한국 천주교 역사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분들이 많다. 교황청에 다녀온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133위를 위해 기도하고, 그분들이 남긴 저서를 읽고, 여러 가지 기록들을 많이 보급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각 교구 차원에서 시복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번에 시복 예비심사 법정 문서 일체를 시성성에 넘긴 것은 한국 교회에 큰 영광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릴 좋은 기회다. 하지만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모두가 시복 절차를 마치고 복자품에 오르려면 더 많은 기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신자들과 한국 교회 모두의 동참을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