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6일
세계교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에밀 카폰 신부, 70년 만에 고향에 잠들다

한국전쟁 당시 군종사제로 파견, 평안북도 포로수용소에서 선종... 지난 3월 하와이 국립묘지 유해 발견, 고향 미국 캔자스에 안장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9월 29일 미국 캔자스 위치토교구 내 대형 공연장에서 거행된 에밀 카폰 신부 장례 미사에서 교구장 칼 킴 주교가 고별예식을 집전하며 분향하고 있다. 【CNS】



‘한국전쟁의 성자’ 에밀 카폰(1916~1951) 신부가 선종 70년 만에 고향 미국 캔자스에 안장됐다.

카폰 신부의 장례 미사는 9월 29일 캔자스 위치토교구에서 교구장 칼 킴 주교 주례로 엄수됐다. 지난 3월 하와이 국립묘지에서 신원미상의 참전용사 유해 가운데 카폰 신부를 극적으로 찾아낸 뒤 수습 과정을 거쳐 9월 25일 고향에 당도한 카폰 신부는 선종 70년 만에야 고향 땅에 묻혔다.

위치토교구는 ‘하느님의 종’ 카폰 신부의 목자로서 위대한 업적과 삶을 추모하고자 대형 공연장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이웃 교구 주교들은 물론, 70년 전 카폰 신부와 전장에 함께 있었던 미 참전용사들과 조카인 레이먼드 카폰, 신자 등 수천 명이 참여했다.

미사 전 거리의 학생들은 운구 차량을 향해 일제히 무릎을 꿇었고, 참전용사들은 거수경례로 카폰 신부를 맞았다. 미사 내내 군악대와 수도자, 신자들로 어우러진 대형 성가대가 거룩한 성가로 최고의 경의를 표했다. 2시간 30분간 거행된 장례 미사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목자로서 끝까지 사랑을 베풀었던 카폰 신부를 기리는 시간이었다. 신자들은 70년 전 공포 속에도 부상병을 돕고, 군용차량 보닛을 제대 삼아 성사를 베풀었던 카폰 신부를 함께 기렸다. 미사는 지역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캔자스주는 이날을 ‘에밀 카폰 신부의 날’로 선포했다.

칼 킴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군종 사제로서 자신을 바치라는 부르심을 들었던 카폰 신부는 아들처럼 여겼던 사랑하는 병사들에게 특히 희생적이고 이타적인 사랑을 보였다”면서 “어둠 속으로 들어간 이들에게 빛을 비추고자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모든 것을 해낸 분”이라고 추모했다.

조카 레이먼드 카폰도 추모사에서 “무엇이 진짜 믿음이고, 참사랑인지 보여주신 신부님의 정신을 계속 뜨겁게 고취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1916년 태어난 카폰 신부는 1940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군종 사제로 파견됐다. 그해 11월 중공군에 의해 포위돼 포로로 잡힐 것을 각오하면서도 부상자들을 돌봤다. 평안북도 벽동 포로수용소에 갇혀서도 동료를 돌보며 선행을 이어간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 1951년 5월 선종했다. 교황청 시성성은 1993년 카폰 신부를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했으며, 미국교회는 그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최고 등급인 태극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이정훈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10-0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4. 6

루카 1장 45절
행복하나이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신 분!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