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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9일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교황과 문 대통령이 인사를 나누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이 10월 29일 바티칸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의 바티칸 방문은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방문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인 G20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인 COP26, 헝가리 국빈 방문을 위한 7박 9일간 유럽 순방 일정의 첫 번째 일정이다.
문 대통령은 사도궁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교황과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며 “지난 방문 때 교황님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 주시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을 축복해 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교황님께서 기회가 돼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언제든지 다시 오십시오”라고 화답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길 바란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돕기 위해 기꺼이 갈 수 있다.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국 천주교회가 민주화에 큰 공헌을 했고, 코로나19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며, 기후대응과 탄소 중립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은 “천주교계가 한국 사회에 크게 이바지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며 “한국인들을 늘 내 마음속에 담고 다닌다.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인사를 전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교황은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라는 큰 선물을 한국에서 주셔서 감사하다”며 “코로나 격리로 인해 만남을 함께하지는 못했는데, 대통령께 애정을 담은 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신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께서 맡은 직무를 잘 수행해 나가실 것”이라며 신임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통역을 제외한 배석자 없이 진행된 문 대통령의 교황 예방은 35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교황은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렬한 열망의 기도를 담아
만들었다”며 DMZ 철조망을 녹여서 만든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로마 성 이냐시오성당에서 10일까지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를 언급하며
“전시회의 십자가 136개는 1953년 휴전 후 서로 떨어져 살아온 남과 북의 68년을
더한 것으로, 두 개의 68년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이러한 취지와 제작 과정을 담은 USB도 함께 전달했다.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교황청 공방에서 제작한 수 세기 전 성 베드로 광장의 모습을 담은
기념패와 코로나19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한 사진과 기도문이 담긴 책자를
선물했다. 교황은 우리 측 수행원들에게는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9년’이 라틴어로
새겨진 황동 기념 메달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 예방 후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면담하고 한-교황청 협력 강화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문 대통령에게 “교황청은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로마 성 이냐시오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 개관식에 참석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바티칸=맹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