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은 54차 평신도 주일이다. 올해 평신도 주일은 지난달 제16차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시노드)에 이어 한국 교회도 교구 단계 시노드를 일제히 개막한 후 처음 맞는 주일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교회는 이번 시노드에 평신도ㆍ수도자ㆍ성직자 모두가 마음을 모아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일부 평신도들은 “시노드를 해봐야 결과는 같다”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르면 교회는 더 이상 일부 사람들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공동체가 아니다. 전체 하느님의 백성인 평신도ㆍ수도자ㆍ성직자 모두가 다 주체다. 어느 한 구성원도 온전히 수동적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교회는 평신도ㆍ수도자ㆍ성직자가 고유의 방식으로 각자 움직여야 돌아가는 곳이다. 교회 안에서 자기 몫과 역할이 있고 각자가 고유한 방식으로 기여해야 한다. 평신도들은 자신들이 가톨릭교회 안에서 어떤 품위를 가졌는지, 어떤 사명을 받았는지, 교회 안에서 얼마나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인지 잘 알아야 한다. 그게 바로 교회가 평신도에게 요구하는 시노달리타스적인 삶이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말씀에 대한 충실함, 그리고 성령의 체험인 은사다.
다만 일각에서 지적하는 과도한 성직자주의, 권위주의는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통과 수용이 없는 일방성은 개선돼야 하지만 교계제도로서의 권위는 신적 권위로 이를 무너뜨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번 시노드에는 평신도들이 평소 안에 있던 것을 끄집어내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번 평신도 주일에는 평신도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그리고 현재 요구되는 바는 무엇인지 알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