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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파엘라 페트리니 수녀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있다. 【CNS】 |
교회 내 여성의 지위 향상과 활동 참여를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또 바티칸 주요 직책에 여성을 기용했다.
교황은 4일 바티칸시국의 행정사무를 총괄하는 행정부 사무총장에 성체의 프란치스코수녀회 소속 라파엘라 페트리니(52) 수녀를 임명했다.
행정부 사무총장은 바티칸 박물관과 우체국, 경찰서 등 여러 행정부서 운영을 책임지는 고위직이다. 이탈리아 로마 출신인 페트리니 수녀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서 일하며 성 토마스 아퀴나스대학에서 사회학을 강의했다.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전통적으로 성직자들이 맡아온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의 주요 직책에 평신도들을 과감히 기용하고 있다. 성직자 중심의 교회를 평신도, 수도자와 ‘함께 걷는 교회’로 바꿔나가는 노력의 일환이다.
교황은 특히 여성 평신도 지위와 수도자들의 권한 향상의 필요성을 줄곧 역설해왔다. 여성들이 특유의 모성과 섬세함으로 교회의 의사 결정과 식별 과정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주라고 주교들에게 당부했다.
교회 내 여성 참여 확대와 관련해 지난 2월 나탈리 베카르(하비에르수녀회) 수녀를 세계주교대의원회(주교 시노드) 사무국장에 임명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과감한 결정이다. 교황은 이 인사로 추기경과 주교 등 남성 고위성직자들에게만 주어지던 권한인 시노드 투표권을 여성에게도 부여했다. 그동안 수녀나 평신도는 시노드에 참여하더라도 문건 확정 투표권이 없는 자문역 혹은 참관인 자격에 머물렀다. 인사 발표 당시 바티칸 안팎에서 시노드 투표권을 가진 여성 사무국장 탄생을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지난 8월 온전한 인간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차관에 알레산드라 스메릴리(도움이신 마리아의딸수녀회) 수녀를 임명한 것도 교황의 여성 참여 확대 의지를 드러낸 인사로 평가받는다. 온전한 인간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는 정의평화ㆍ이주사목ㆍ사회복지 등을 아우르는 교황청 핵심 부서다. 교황청 성(省)과 부서에 여성 수도자가 차관으로 임명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써 스메릴리 수녀는 교황청 직책상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여성이 됐다.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 차관보에 여성 2명을 임용한 것은 평신도의 전문성을 살린 인사다. 생명부 차관보 가브리엘라 감비노는 생명윤리학 교수이다. 평신도 차관보 린다 기소니는 오랫동안 평신도 운동에 참여한 법학자이자 두 딸의 엄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