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제5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그리스도인들이 가난한 이들을 적극적으로 찾아가 만나기를 요청했다.
교황은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다’(마르 14,7)는 성경 구절을 주제로 한 담화에서 “세계 가난한 이의 날 거행이 지역 교회 안에 점점 더 뿌리 내리고 가난한 이들이 어디에 있든 그들을 직접 만나는 복음화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난한 이들이 문을 두드리기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며 집, 병원, 요양원, 거리, 쉼터와 보호소로 그들을 찾아가는 것이 급선무임을 강조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복음화시킨다”며 “새로운 복음화는 가난한 이들의 삶에 미치는 구원의 힘을 깨닫고 그들을 교회 여정의 중심으로 삼으라는 초대”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늘 우리 곁에 있는 가난한 이들의 존재를 잊지 말자며 ‘자선’이 아닌 ‘형제애’를 나누기를 당부했다. 자선 행위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전제로 하지만 형제애는 상호 나눔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교황은 “부유한 이들이 지닌 많은 형태의 가난은 가난한 이들이 지닌 부유함으로 치유될 수 있다”면서 “서로 나누고자 할 때 그 누구도 아무것도 내어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하지 않다”고 말했다.
가난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운 교황은 “가난한 이들이 마치 제 탓으로
가난한 처지에 놓이기라도 한 것처럼 소외된다면 민주주의 개념 자체가 위기에 빠지고
모든 사회 정책이 파탄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가난한 이들 문제
앞에서 우리가 무능해지곤 한다는 것을 겸허히 고백해야 한다”면서 “돈을 가지면
자유가 생기고 커진다는 생각은 우리가 마땅히 거부해야 하는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이 남긴 “가난한 이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마십시오. 그들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악인이라도, 필요한 양식이 부족하다면 그들을
굶주림에서 해방시켜 주십시오”(「라자로에 관한 강해」중에서)라는 말을 언급하며
가난한 이들을 기꺼이 기쁘게 돕기를 촉구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은
우리 가운데 있고 우리도 가난하다고 진실되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도
가난하다고 말할 때에만 우리는 참으로 가난한 이들을 알아보고 그들을 우리 삶에
받아들이며 그들이 구원의 도구가 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