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 가톨릭 뉴먼학회 강의 이후 지적 일어
| ▲ 조지 펠 추기경. |
펠 추기경은 지난 13일 옥스퍼드대학의 가톨릭 뉴먼학회에서 성 토머스 모어
연례 강의를 했다. 주제는 ‘후기(post) 그리스도교 사회에서 고통받는 교회’였다.
펠 추기경은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급진적 자유주의와 정의,
아동 성학대 파문 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부 서구 국가의 경우 신앙과 도덕, 전례에 파고든 급진적 자유주의 교리가
교회 생활을 파괴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옹호하라”고
가톨릭 젊은이들에게 호소했다. 서구 교회를 곤경에 빠뜨린 사제들의 아동 성학대에
대해서는 “신앙 약화의 증거이고, 1960년대 이후 출생한 사제들의 도덕적 혼란을
드러낸 문제”라며 “소아성애 추문은 (교회의) 구조적 결함이 아니라 도덕적, 종교적
실패 탓”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아동 성학대 혐의로 수감 경력이 있는 성직자를
강사로 초빙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단체 대표는 “그가 시드니대교구장 시절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진상조사에 나선) 호주왕실위원회가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역겨운
범죄가 세계에서 ‘도덕적 권위’가 되려고 노력하는 기관에서 발생한 것 자체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의 초빙은 이 문제와 싸우고 있는 교회로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가톨릭 뉴먼학회 측은 “펠 추기경은 호주 대법원으로부터 만장일치로
무죄 판결을 받고 혐의를 벗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0월 로마로 돌아온
그를 접견한 것은 그가 교회 안에서 ‘건전한 지위(in good standing)’를 유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반박했다.
펠 추기경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시종일관 무죄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멜버른
1심 법원은 징역 6년형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는 소송 직전까지 교황청 재정을
책임지는 재무원장을 맡고 있었던 터라 교회의 충격이 더 컸다. 그는 2020년 4월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수감 14개월 만에 명예를 회복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소송에서 이기길 간절히 원했다. 내가 패하면 언제가
주님을 만날 때 가장 중요한 심판에 직면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힌 바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