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여성 신자들은 본당과 교구 안에서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리더 역할을 하는 데 바탕이 되는 교육과 양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여성분과가 실시한 ‘2021년 의정부교구 여성 신자에 관한 실태 및 의식 조사’에 따르면 교구 여성 신자들은 여성분과가 ‘여성 평신도 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과 프로그램을 제공’(49.4)하고 ‘여성 신자들이 교회 내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43.8)하며, 억압받고 소외된 여성들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활동(40.4)을 해 나가기를 바랐다. 평협 여성분과에서 우선 추진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교육으로는 ‘여성 신자를 위한 기초 교리, 성경 이해 등 기본 신앙 교육’(4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여성 신자 리더십, 관계성 훈련’(29.9), ‘여성들의 생태적 삶을 위한 생태 영성과 환경실천 교육’(27.0) 순이었다.
여성들의 교회 활동 증진을 위해 무엇이 먼저 변해야 하는지를 묻는 문항에는 ‘사제와 신자 사이의 의사소통 기능 강화’(37.6), ‘사제들의 권위적 태도와 가부장적 의식 변화’(36.9)라고 답한 신자들이 많았다. 교회 안에서 다양한 직분을 맡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한다는 긍정 비율이 70~80로 높게 나타났다.
교회 내에서 여성 신자들이 활동하는 데 느끼는 어려움으로는 ‘전업주부를 주요 대상으로 진행되는 신앙활동’(40.4)이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주방일, 보조적 역할 등 고정된 성 역할 요구’(33.6), ‘가부장적 남성 위주의 교회 문화와 정서’(25.2) 순이었다.
조사 결과는 11월 20일 교구 여성분과가 온라인으로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표됐다. 교구 여성분과는 2019년 교구에 평신도사도직협회가 출범하고 산하 분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여성분과의 역할과 활동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우리신학연구소 주관으로 이뤄진 설문 조사는 9월 23~10월 6일 2주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으며 분석 결과는 설문에 참여한 여성 신자 1940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했다.
응답자의 연령대 비율은 60대가 36.8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31.7를 차지했다. 20~30대 응답자는 6.5에 그쳐 조사 결과가 교구 내 여성 전체를 대표하기보다는 현재 교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50~60대의 주된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20~30대 여성 신자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이와 함께 20~30대, 40~50대, 60대 이상 여성 신자가 처한 현실과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30대 여성 신자는 성 평등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며 교회 문화에 비판적이었다. 40~50대는 낀 세대로서 사회와 교회 안에서 부담감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60대 이상은 교회 전통 가르침이나 여성관 모두 기존 인식에 익숙해 성 평등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 우리신학연구소는 이번 설문조사를 △2013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여성 신자들의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한 설문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와도 비교하며 “의정부교구 여성 신자의 세대 차이는 사회적 수준이나 한국천주교회 상황보다도 세대별 격차가 더 두드러지게 드러난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영(발비나) 소장은 “의정부교구 젊은 여성 세대는 사회적 수준보다 더 진보적 의식이 강하고, 고령층 여성은 전통적 인식이 두드러진다”면서 “교회 안에서 ‘여성 신자’라고 할 때 떠오르고 기대하는 봉사하는 가정주부 이미지 외에 다양한 역할과 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이 평협 여성분과에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교구 여성분과 이희(체칠리아) 분과장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시급히 요청되는 다양한 기대와 신앙적 갈망에 대한 목소리를 듣게 돼 의미있었다”면서 “교회 구성원이지만 신앙적 성장의 기회와 돌봄에서 소외됐던 여성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구 선교사목국장 이재화 신부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교구 여성분과는 교회 내 활동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방안을 찾고, 우리 사회가 고민하는 여성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힘써달라”고 제안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