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가 16년 만에 새로 고친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가 최근 펴낸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은 시대상을 반영해 16년 만에 새로 고친 것으로, 한국 교회 교리서 및 교리 교육의 시행 지침이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와 디지털 문화에 대응하고, 다양한 이웃과 사회 약자와 함께할 교리 교육의 필요성, 교리 교육 기구 설치의 중요성 등을 담고 있다.
새 지침서 마련을 책임지며 모든 과정을 총괄한 조규만 주교는 “이 지침서를 토대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우리 시대에 맞는 토착화된 한국 지역 교회 교리서를 간행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의 주요 내용을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가 풀어 주었다.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을 새로 낸 이유는 무엇인가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새로운 상황에 맞게 사목 현장에 적용해 왔다. 한국 사회는 경제, 정치, 과학 정보 기술, 미디어 기술, 인공 지능, 생명 공학, 로봇 공학 등 첨단 기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인공 지능과 유전 공학이 발전하면서 유전자를 조작 변형한 ‘맞춤형 인간’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많은 인공 장기가 개발돼 상용화되고 있다. 이 경우 어디까지가 인간으로 규정해야 하는지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또 기후위기와 생태 환경 파괴로 우리 모두 공동의 집에 대한 책임이 제시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세계화 시대에서 다문화 사회로 바뀌면서 문화와 민족, 종교 등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맞는 새로운 교리 교육 지침이 나와야만 했다.
한국 교회는 이미 2005년에 「한국 천주교회 교리 교육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16년이 지난 현대 시대상에 맞는 새로운 지침의 필요성이 대두했다. 때마침 지난해 6월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에서 「교리 교육 새 지침」이 발표돼 이를 토대로 한국 교회 현실에 맞는 교리 교육 지침을 내놓게 됐다.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면교리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복음화 활동과 강생하신 말씀의 신비를 뿌리내려 삶의 증거로 복음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새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은 모든 이를 위한 교리 교육의 필요성과 구체성을 제시하고 있다. 복음화 사명뿐 아니라 교리 교육의 본질과 내용을 다루고 있다. 또 구체적인 교리 실천 문제도 담고 있다. 교리 교육의 방법과 대상, 기구와 도구까지 포함했다. 아울러 교리 교사 양성과 지역 교회 교리서의 편찬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이 지침은 교리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 곧 일선 사목자와 신학생, 수도자, 교리 교사, 선교사뿐 아니라 복음을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은 일방적인 교리 지식 전달에 머무르지 않고, 실천과 조화를 이룰 것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또래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또래는 그 집단에서 영향력을 줄 수 있다. 또래 교리 교사를 양성하고 활용하는 것이 숙제이다. 그래서 새 교리 교육 지침은 연령별 특성을 고려하고 삶 안에서 신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면서 체험하는 교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 교리 실천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교회는 먼저 자신이 속한 시대의 징표를 읽고, 세상의 사회ㆍ문화적 특성과 그 환경에 대해 살펴야 한다. 특히 한국 사회는 기존 윤리 규범이 급변하고, 인간과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은 신앙 안에서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며 복음화된 신앙생활을 능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교리 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국 교회 교리서 간행 기준을 설명해 달라한국 교회는 시대의 요청에 따라 훌륭한 교리서들을 간행해 왔다. 특히 정약종의 「주교요지」와 정하상의 「상재상서」, 최양업 신부의 「천주가사」 등은 토착화된 잘 만든 교리서이다. 이 교리서를 읽고 우리 신앙 선조들은 복음화된 삶을 살았고, 박해자들에게 신앙을 고백하고, 순교로 그리스도를 증거했다. 모두 토착화된 교리서 덕분이다.
이처럼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한국 교회 교리서는 교리 지식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신앙의 밑바탕이 되는 교리서가 될 것이다. 교리를 체화(體化)할 수 있고, 쉽게 이해하고 쉽게 암기할 수 있도록 접근할 것이다. 신자들이 믿는 대로 기도하고, 믿고 기도하는 대로 살도록 신앙과 전례, 복음 윤리, 기도, 지역 문화의 복음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을 것이다.
보편 교회의 교리 교육 지침에 따르면서 한국 사회의 실정에 맞고, 우리 문화와 조화를 이루는 교리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신앙 선조들이 증거했듯이 모든 이가 배운 교리를 삶 안에서 실천하고, 하느님과의 친교를 맛볼 수 있는 교리서를 만드는 데 「한국 천주교 교리 교육 지침」이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