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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앙동본당 주임 김영철 신부와 11구역 신자들이 13일 저녁 시노드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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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구의동본당 부주임 김민석 신부와 청년들이 16일 청년 미사 후 시노드 모임에서 나눔을 하고 있다. |
한국 교회는 시노드 중이다.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여정’인 시노드를 통해 교우들과는 친교를 나누고,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제안을 내고 있다. 참여자들이 기도와 묵상하고 성령의 뜻에 귀 기울이는 여정인 시노드가 교회 전체에 조금씩 정착하고 있다.
본지는 한국 교회의 교구 단계 시노드 여정에 함께하고자 한다. 서울대교구를 시작으로 모든 하느님의 백성들이 내는 다양한 목소리와 현장 모습을 지면을 통해 수시로 전하며, 시노달리타스 구현에 힘을 보태고자 함이다.
서울대교구가 본격적인 시노드 모임을 시작했다. 교구 시노드팀은 지난해 말부터 각 지구와 본당에 시노드 의미를 전하는 데 주력했다. 시노드 모임을 위한 5단계 성찰 방식을 담은 안내 책자를 제작해 배포하고, 본당과 개인별 의견을 취합할 교구 시노드 누리집(synod.or.kr)도 개설해 운영하는 등 시노드 초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본당들은 구역과 단체, 청년들을 대상으로 시노드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시노드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봉사자를 뽑아 교육 중인 곳도 있고, 구역별 시노드 미사 후 모임을 시작한 곳도 있다. 첫 시노드 모임에 참여한 신자들은 “친교와 나눔, 교회를 위한 대화 여정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대화와 경청 속에 이뤄진 성찰, 그리고 제안13일 저녁 서울 중앙동성당. 신자 30여 명이 저녁 미사 후 5개 그룹으로 나뉘어 본당의 첫 시노드 모임에 참여했다. 이날 각 교리실에 5~6명씩 자리한 이들은 11구역 신자들. 이들은 봉사자 주관으로 시작 기도와 인사를 나눈 뒤, 일상과 신앙 체험을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시간에 젖어들었다. 시노드 모임의 첫걸음인 ‘대화’와 ‘경청’이 시작된 것이다.
“저는 자녀들이 혼인도 하고, 형님과 시숙도 세례를 받았어요. 하느님께 감사드려요.” “‘굿뉴스 앱’ 지도를 보면서 성지순례를 다니고 있어요. 활용해보세요.”
개인 나눔과 교회를 위한 의견 제안이 시노드 모임의 큰 틀이다. 시노드 지침에 따라, 모임은 시작 기도 후 성찰하기→나누기→생각하고 되새기기→묵상하기→제안하기 순으로 진행됐다. 대화 중엔 기도와 묵상도 따른다. 신자들은 안내받은 대로 토론이나 논쟁이 아닌, 각자를 성령께서 이끌어주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경청했다. 40대부터 여든 넘은 어르신까지 세대 구분 없이 한자리에 모여 신앙과 생각을 나눈 시간이 됐다.
‘오늘날 함께 걷기가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제시된 질문에 대해 한 어르신은 “코로나 이후 하느님과 등진 냉담 교우들이 많은데, 우리부터 가족과 젊은이들에게 성당에 가자고 전하자”고 했다. 또 “우리 구역에 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들이 많은데, 연락하고 돕자”, “방역 수칙을 지키며 반모임을 다시 활성화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룹마다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졌다. “반원들이 함께 이웃한 냉담 교우를 찾고, 기도하자”는 목소리도 나왔고, “지역민들을 위해 성당을 더욱 개방하면 좋겠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날 시노드 모임에 함께한 중앙동본당 주임 김영철 신부는 “22개 구역 전체가 시노드 모임에 참여하고, 곧이어 주일학교, 단체별로도 하게 될 것”이라며 “기간에 국한하지 않고, 연중 시노드 모임을 이어가면서 나온 의견들을 토대로 내년 본당 사목 지침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얘들아, 시노드하고 가자!16일 주일 저녁 서울 구의동성당에서는 미사 후 청년들의 시노드 모임이 교리실 불을 밝혔다. 사전에 시노드 참여를 신청한 청년 30여 명이 5개 그룹으로 나뉘어 모임을 가졌다. 돌아가며 말씀을 읽은 뒤 신앙 체험을 이야기하는 동안 몇몇 청년들은 진중한 나눔에 빠져들기도 했다.
20대에 세례받은 뒤 주일 미사를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이야기, 입원했던 병원의 간호사가 되어 환자들을 더 열심히 돌보고 있는 청년의 이야기 등 갖가지 신앙 체험도 그룹별로 나왔다.
‘제안하기’ 시간도 활발했다. 한 청년은 “혼자 외롭고 힘들어하는 이들이야말로 함께 걸어가야 할 대상”이라고 했고, 다른 청년은 “이상적인 사제의 모습이 있듯이 이상적인 신자의 모습도 있다. 우리 잣대에 맞춰 ‘신부님, 수녀님 모습은 꼭 이래야 해!’라는 관념 속에 우리가 혼자 판단하고 실망하는 일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시노드에 참여한 강동엽(시몬)씨는 “신부님께서 여러 주에 걸쳐 시노드에 관해 설명해주신 덕에 나눔과 제안이 활발히 이뤄진 것 같다”고 했다. 김지윤(마리아 막달레나)씨도 “미사 참여와 단체 활동은 열심히 해도 함께 깊은 나눔과 교회를 위한 대화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며 “본당 공동체가 나아가려면 관계 안에서 사랑을 느끼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시노드를 통해 더 느꼈다”고 했다.
구의동본당 부주임 김민석 신부는 “청년들과 시노드 모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면서 “3차례 더 시노드 모임을 한 뒤에 나온 의견을 사목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차원의 시노드 모임들도 예정돼 있다. 제4 종로지구장 정성환 신부는 “각 본당을 대표하는 지구 총회장단과 남녀 구역장, 수도자, 지구 청년연합회 회장단 등 5개 그룹이 2월 중 지구 회합 때 시노드 모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