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현장을 가다 / 필리핀·미국·유럽 등 각 지역 교회에서는
![]() |
| ▲ 필리핀 교회 한 본당 신자들이 성당에 모여 시노드 모임을 하는 모습. 페이스북 캡처 |
가톨릭교회는 지난해 10월 17일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제16차 세계 주교 대의원 회의(시노드)를 개막했다. 친교와 참여, 대화와 경청, 공동의
책임을 통한 교회 쇄신을 향한 시노드가 닻을 올렸지만, 한편으로는 팬데믹으로 시노드
여정이 원활히 이뤄질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유럽, 아시아 등
모든 대륙의 지역 교회들은 상황에 맞게 시노드의 이해를 북돋고, 함께하는 여정을
이행하고 있다. 시노드 개막 후 4개월여가 흐른 현재, 지역 교회들은 성당에서 만나
모임을 하고, 화상 회의와 온라인 설문조사, 세미나 등을 열면서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방식으로 시노드 모임에 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신자들은 성당에 모여 소그룹을 이뤄 시노드가
제시하는 ‘함께하는 여정’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신자들은
모임에 앞서 미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시노드 모임 후에는 성시간이나 함께 기도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대성당에 모여 마이크를 잡고 발표하듯 의견을 전하기도 하고,
교구나 본당이 마련한 설문에 의견을 적는 모습도 눈에 띈다.
필리핀 - SNS 통해 생중계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의 교구들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교구별 시노드 모임 현장을 적극 게재하고 있다. 시원한 성당 마당에서 남녀노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교황 말씀과 시노드 관련 영상을 공유하는 등 기쁜 마음으로 여정에 동참하고 있다.
시노드 공식 홈페이지 등 SNS에는 세계 교구와 본당이
진행 중인 시노드 현장이 생생하게 올라오고 있다. “시노드 교회는 교황님부터 신자까지
서로 듣고, 참여하며 나아가는 교회 방식입니다. 간단합니다.” 세계 많은 주교와
사제, 수도자들은 유튜브 시노드 강연을 통해 이해를 돕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봉쇄된 구역에서 수도생활을 하는 가르멜 수녀들을 만나 창살 너머로 시노드
모임을 주관하는 코디네이터의 모습, 어린아이들과 시노드 모임을 하는 사목자, 모임
후 밝은 표정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들이 온라인 곳곳을 메우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했듯 보편 교회 전체가 그야말로 듣는 교회, 또 다른 교회로 나아가는
여정 중에 있는 것이다.
인도 - 청년 신자들 열띤 토론
인도에서는 청년 신자 대표들끼리 화상 회의로 만나 교회 미래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최근 ‘청년 시노드’란 주제 회의를 통해 “격리와 봉쇄로 롤러코스터와 같은 변화 속에 교회 안에도 점점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신앙활동이 늘고 있다”면서 “교회 또한 온라인 매체 활용으로 참여를 이끌어내는 변화에 적응하면서 더 아름다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그야말로 시노드를 통해 이뤄지는 활기찬 움직임들이다.
미국 데이븐포트교구 - 커피 한잔 하며
‘커피 한잔 합시다!’ 미국 아이오와주 데이븐포트교구는 시노드를 위해 ‘5만 8000잔의 커피’란 이름의 이색적인 사목 계획도 내놨다. 교구 복음화위원회가 많은 소외된 이들에게 어떻게 시노드로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다 신자 1명이 3명의 이웃을 만나 커피 한 잔으로 시노드를 하자며 내놓은 대안이다. 이 교구의 경우, 코로나 이전보다 60가량 줄어든 1만 9000여 명이 미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 사람이 가까운 사람, 코로나 냉담 교우, 비신자 등 세 사람과 ‘커피 타임’만 가져도 5만 8000명의 이웃과 시노드 정신을 나눌 수 있다는 데 착안해 만든 것이다. 교구는 교회에서 겪은 긍정적이거나 아팠던 체험, 제안 등을 나눌 수 있는 시노드 모임을 이처럼 쉬운 방식으로 도모하고 있다.
유럽 - 웹 세미나 통해 시노드 영성 연구
유럽에서는 웹 세미나를 통해 ‘시노드와 삶’이라는
심도 있는 강연도 이뤄지고 있다. 스코틀랜드 주교회의는 최근 교회 전문가들을 초빙해
시노드 영성을 재해석하고 연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 초대된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드는 주님이 주신 기회이자, 선물이며
우리 신앙인 삶의 방식”이라며 “우리 안에 있는 믿음의 에너지를 갖고 참여하고
하나 되는 가운데 영적으로 새롭게 하는 이 여정에 함께하자”고 재차 당부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