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했고 인수위원으로 뽑힌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업무를 시작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두 달여 동안 5년간 집권 청사진을 가다듬게 된다.
가톨릭교회는 생명과 가정, 생태와 기후위기, 복지와 나눔, 평화 등 교회가 관심이 있는 사안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떤 정책 결정을 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꼭 당부해야 할 사안이 있다. 바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받은 형법 낙태죄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법을 보완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21대 국회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온 지 3년, 개정 시한으로 정했던 날짜가 1년 3개월이 다 지나가도록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현 여당은 대통령 퇴임 전 우선 처리할 법안에 평등법은 포함시키고 낙태죄는 뺐다.
가톨릭교회는 지난해 4월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위원회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는 형법 개정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라는 성명을 내는 등 수차례에 걸쳐 낙태죄 보완입법을 요구했다. 사실 보완입법도 낙태를 금지하는 교회의 방침과는 어긋나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런 촉구를 한 것은 아무런 법적 보호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태아가 내몰리는 더 큰 폐해를 막기 위한 것이다.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3년 전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여성의 자기 결정권 존중과 태아 생명권의 조화를 주문했다.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에서 낙태죄 보완입법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