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된 뒤 첫 주일이던 4월 24일 미사를 마친 신자들이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을 빠져나오고 있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4월 24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낮 12시 교중 미사. 성전을 메운 신자들이 모처럼 큰소리로 주님을 찬양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전면 해제로 종교 활동에 온전한 자유가 부여된 뒤 첫 주일이었던 이날, 신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열심히 성가를 노래하고, 성체를 받아모실 때 ‘아멘!’ 하고 응답했다.
지난 4월 18일 정부 방역 지침 해제로 좌석 간 거리두기와 성가 제창 등에 부여됐던 종교 활동의 모든 제약이 풀렸다. 성전 내 입장 가능 인원이 70에서 제한이 사라짐에 따라, 개인 인적 사항을 작성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대신 신자들은 미사 30분 전부터 성전 양쪽 옆으로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서울대교구 지침에 따라, 사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미사를 주례했고, 미사 경문 중 신자들이 응답해야 하는 부분은 해설자 대신 신자들이 모두 직접 답했다. 신자들끼리도 뚝 떨어져서 앉느라 휑하게만 느껴졌던 지난날과 달리, 가족 단위, 함께 온 신자들끼리는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자유롭게 착석했다.
아직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대부분 신자가 오르간 소리에 맞춰 성가를 노래하면서 성전 가득 주님을 찬양하는 소리가 더욱 커졌고, 신자들은 성체를 모시면서 이제 개별적으로 ‘아멘!’하고 응답했다. 평소 300~400명대에 머물던 명동대성당 교중 미사 참여자가 이날은 750여 명에 이르렀다. 부활 시기와 함께 찾아온 방역 지침 해제로 신자들이 그간 만끽하지 못했던 신앙생활의 자유로움과 열린 마음으로 미사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딸과 함께 미사에 참여한 조소연(체칠리아)씨는 “이제야 ‘진짜 미사’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성체를 받아모실 때 ‘아멘!’하고 외칠 수 있어서 좋았고, 성가도 마음껏 노래해서 은총도 더 받은 느낌이었다”며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한결 자연스러워진 미사에 참여하며 신앙을 더욱 뜨겁게 데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소를 지으며 성전을 빠져나온 이말례(안나) 할머니도 “코로나 시기 한창일 때엔 미사에 잘 참여하지 못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열심히 나오고 있다”며 “특히 오늘 미사 시간엔 어느 때보다 겸허한 마음으로 임했고, 미사 때 받은 은총을 갖고 성모님께 기도하고 가려고 한다”며 성모상으로 향했다.
정부 방역 지침 전면 해제에 따라 움츠러들었던 회합과 각종 모임, 교육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각 본당은 비대면과 병행해오던 미사와 모임을 대면으로 속속 전환했고, 부활 시기를 맞아 지난주부터 세례성사를 베푸는 곳도 늘었다. 명동대성당도 예비신자 교리반 환영식, 견진성사 신청을 인원 제한 없이 받고 있으며, 문의도 계속 잇따르고 있다. 전국의 본당들도 신심 단체와 모임 모집에 들어갔고, 다음달 성모성월 맞이 성모의 밤 행사 준비 등 ‘공동체 신앙 정상화’에 모두 돌입했다.
명동대성당 주임 조학문 신부는 “교회가 코로나로 큰 중병을 앓은 것과 다름없었는데, 큰 병에 걸린 뒤엔 서서히 회복되듯이 신자들이 적극적이고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려면 교회와 신자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활짝 열린 성당에서 친교와 화합 안에 모두가 얼른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는 이날 교중 미사 주례 후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을 말씀과 성사를 통해 자주 만나야 한다”며 “미사는 은총의 종합 선물이며, 신자 여러분이 그 은총의 선물을 받으러 미사에 많이 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