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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23일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가 23년간 머물렀던 교구장직에서 물러나 교구 사제들, 신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내덕동 주교좌 성당을 떠나고 있다. |
제3대 청주교구장 장봉훈(가브리엘, 75) 주교가 4월 23일 교구 내덕동 주교좌성당에서 이임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감사 박수를 받으며 교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느님을 똑똑히 봤습니다” 고백교구 평신도와 수도자, 성직자 500여 명은 지난 23년간 헌신적으로 교구장직을 수행해온 장 주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영육간 건강과 함께 앞으로도 주님 안에서 행복한 목자의 길을 걸어가기를 기도했다. 이임 미사에는 청주교구가 속한 대구관구 관구장이자 대구대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를 비롯해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 주교, 대전교구 총대리 한정현 주교 등 현직 주교들과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 전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 전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 등 원로 주교들이 함께했다.
장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통해, 말씀을 통해, 당신 사랑을 통해 저에게 거듭거듭 오셨다”며 “저의 교구장직 재임 23년은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십자가였지만, 마침내 언젠가는 천국에서 뵙게 될 하느님 아버지를 이 세상에서 이미 뵙게 된 은총의 행복한 세월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교구장으로서 삶을 마무리하면서 하느님을 이렇게 찬양하고 싶다”면서 “‘아버지 하느님, 이 종은 이제 평안히 교구장직을 떠나게 됐습니다. 하느님을, 하느님께서 우리 교구에서 이루신 일들을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진 송별식에서 김경환(가브리엘)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은 영적 예물을, 고명자(아빌라의 데레사) 교구 여성연합회장은 물적 예물을 각각 장 주교에게 전달했다. 영적 예물은 주교를 위한 기도 32만 4687회, 미사ㆍ영성체 14만 6032번, 묵주 기도 168만 5103단, 화살기도 40만 4821회로, 이는 교구민들이 이임하는 장 주교를 위해 모은 영적 선물이었다. 김 회장은 송별사에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23년간 교구장으로서 소임을 다하신 주교님께도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면서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교구 사제단 친목회장 김대섭(용암동본당 주임) 신부도 교구 사제들을 대표해 “주교님께서는 말씀을 성실히 준비하셔서 선포하는 목자이셨고, 성사를, 특히 미사를 정성껏 거행하는 목자이셨으며, 기도하는 사제, 기도하는 주교님이셨고, 누구보다도 교구 신자들, 교구 사제들을 사랑했던 주교님이셨다”고 회고했다. 김 신부는 “이제 교구장이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내려놓지만, 교구를 향한 열정과 사랑은 계속되기를 감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주님 사랑 속에서 살아가시길 기도염수정 추기경도 “퇴임 이후에는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하시지만, 주교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는 모든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야훼 이레’의 삶을 우리에게 보여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지금까지 살아오신 대로 감사와 사랑의 삶을 끝까지 봉헌하면서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송별식은 시각장애인 김희성(요셉)씨가 관악기 팬플루트로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를 연주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미사 직후에 만난 변광수(암브로시오) 전 교구 평협 회장은 “우리 주교님은 사목표어 그대로 ‘주님의 뜻대로’ 사셨던 목자였다”면서 “앞으로도 주님의 크나큰 사랑 속에서 살아가시길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장 주교와 같은 해에 사제품을 받은 예수의꽃동네형제ㆍ자매회 설립자 오웅진 신부는 “보람 있었던 일, 기뻤던 일, 아쉬웠던 일, 고통스러웠던 일 등 8300여 일의 모든 순간순간마다 주님을 의지하시고 함께하시어 오늘의 청주교구로 성장 발전시키셨음에 감사를 드린다”면서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고명자 교구 여성연합회장도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고, 교구를 위해 헌신하셨던 것, 교구민들을 위한 기도를 멈추지 않으셨던 것을 잊지 않겠다”면서 영육간 건강을 기원했다.
장 주교는 미사 뒤 교구 사제들과 수도자들, 신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전 교구 공동체의 따뜻한 환송을 받으며 주교좌 성당을 떠나 자신이 노후를 보낼 교구 공동사제관 최양업관으로 향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장광동 명예기자 jang@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