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교단,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주관으로 국립생태원 현장 체험
|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를 비롯한 주교단이 직원 안내를 들으며 국립생태원 ‘한반도 숲’을 관람하고 있다. |
한국 주교단이 17일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을 방문해 생태계와 창조질서 보전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국립생태원은 자연환경 연구와 전시ㆍ교육 등으로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며 생태 보전ㆍ복원에 앞장서는 통합생태연구기관이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주관한 올해 주교 현장 체험에는 위원장 박현동(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아빠스를 비롯해 정순택(서울대교구장) 대주교와 권혁주(안동교구장)ㆍ조규만(주교회의 부의장, 원주교구장)ㆍ서상범(군종교구장)ㆍ이성효(수원교구 총대리)ㆍ옥현진(광주대교구 총대리)ㆍ손희송(서울대교구 총대리)ㆍ장신호(대구대교구 총대리)ㆍ구요비(서울대교구 보좌) 주교 등 10명이 참석했다. 아울러 총무 백종연(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장) 신부와 전의찬(스테파노,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등 생태환경위원들도 동행했다.
주교단은 이날 먼저 생태교육관에서 ‘생물 다양성과 생태윤리’를 주제로 한 조도순(스테파노) 국립생태원장의 특강을 들었다. 조 원장은 “지구 전체 생물 종은 많게는 1억 종까지 추정된다”며 “이 모든 생물체와 각 생물체의 고유한 유전정보ㆍ지구 상의 다양한 생태계를 포함하는 개념이 바로 생물 다양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인간의 복지와 번영ㆍ생존 그리고 문명의 유지는 모두 생물 다양성 보전에 달려 있다”며 “외래종 유입과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 다양성 파괴 때문에 인간의 생존은 물론 생물의 본질적 가치마저 위협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간 중심적 윤리는 사람만이 윤리적 고려 대상이고, 그보다 확장된 생명 중심적 논리도 종과 생태계에 대한 고려는 없다”며 “생태 중심적 윤리는 산과 강 등 살아있지 않은 자연물과 생태적 과정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특강이 끝난 뒤, 주교단은 국립생태원 야외 전시구역에 마련된 ‘한반도 숲’을 걸었다. 한반도 숲은 한라산과 지리산ㆍ안면도ㆍ월악산 등 한반도 위도에 따른 대표 13개 군락을 재현한 곳이다. 주교들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1시간 남짓 오솔길을 줄지어 걸으며 숲을 구경했다. 설명을 경청하던 주교들은 종종 스마트폰을 꺼내 나무와 꽃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
주교단은 이어 국제적 멸종위기동물(CITES 동물) 보호시설과 에코리움을 찾았다. 에코리움은 세계 5대 기후(열대ㆍ사막ㆍ지중해ㆍ온대ㆍ극지)에 따른 동식물을 재현한 공간이다. 주교들은 턱끈펭귄과 프레리도그ㆍ올리브나무ㆍ피라루쿠 등 다양한 동식물을 둘러봤다.
주교회의 생태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그동안 주교 현장 체험은 자연이 위협받거나 환경 파괴가 일어나는 현장을 주로 방문했다”며 “이번엔 생태환경을 잘 보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국립생태원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하느님이 주신 창조질서 보전을 가장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국립생태원이 갖는 생태계 보전을 위해 연구하고 전시하고, 공감대를 키우는 순기능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하느님이 만드신 피조물을 보면서 온 교회가 함께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삶과 창조질서를 보전하고, 되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