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가 추기경에 임명됐다. 지난해 6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되면서 대주교로 승품한 지 11개월 만에,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로 추기경의 영예를 안게 됐다. 지금까지 임명된 김수환, 정진석, 염수정 추기경이 모두 서울대교구장이었다면, 유 추기경은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이라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네 추기경은 다 한국 천주교회에서 배출한 한국인 추기경으로, 전 세계 추기경단의 일원이 됐다는 점에서 다를 게 없다. 또한, 가톨릭교회에서 추기경은 교황 다음의 고위성직자이기에 한국 교회에서 교황 선출권을 지닌 현직 추기경이 두 번째로 탄생했다는 것은 한국 교회의 크나큰 자랑일 뿐 아니라 국가적 경사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추기경은 영예이기에 앞서 봉사의 직무다. 베드로좌 교황의 위상이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섬기는 데 있는 것처럼 추기경 역시 하느님 백성의 영적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추기경으로서 직무는 종의 모습으로 자신을 겸허하게 낮춘 그리스도의 길을 따를 때에만, 또 ‘지배하는 특전’이 아니라 ‘봉사하는 특전’으로 이해할 때만 그 직무를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다. 유흥식 추기경도 이미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5월 30일, 유 추기경은 가톨릭평화방송(CPBC)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이나 추기경 자리는 제게 과분한 직책”이라고 고백하고, “우리의 장한 순교자들의 삶을 따라 봉사 직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모쪼록 새 추기경이 성령에 힘입어 성직자성 장관으로서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뿐 아니라 하느님 사랑을 온전히 전하는 참된 목자가 되도록 한국 교회가 기도로 뒷받침해 주기를 거듭거듭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