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ACN)가 ‘베이루트 참사’로 아픔의 땅이 된 레바논의 학생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ACN은 최근 레바논을 위한 일명 ‘학교로 돌아가기’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과 교사를 직접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원 규모만 228만 달러(한화 약 31억 8000만 원)에 이르며, 200여 개 학교의 학생 3만 명과 교사 6000여 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레바논은 2020년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폭발 사고 이후 2년이 지난 시점임에도 코로나19 대유행과 최근 불어닥친 심각한 경제 위기 등으로 국민 생활에 어려움을 계속 겪고 있다. 이에 ACN은 레바논의 250여 개에 이르는 가톨릭 학교를 중심으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학교에는 6~18세 학생 18만 50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그리스도인 학생들과 무슬림 학생들이 함께 다니고 있다. 그러나 본당이나 수도회가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 지내는 아이들이 많아 새 학기에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해 한 해에만 학생 10명 중 1명이 학교를 떠날 정도로 레바논 학생 교육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ACN은 레바논 그리스도인 아이들이 학교 수업 참여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신앙 또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여름 방학 이후에도 학업에 임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실제 현재 레바논 경제 붕괴로 많은 학부모가 학교 등록금 납부도 불가능하게 됐으며, 준공립 학교들은 지난 4년 동안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ACN 필립 오조레스 사무총장은 “고통스러운 레바논 그리스도인들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핵심 방안은 학교 지원”이라며 “레바논에서의 신앙 교육이 본당보다 가톨릭 학교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톨릭 학교와 교사들이 사라진다면, 레바논 그리스도인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 우려도 크다.
오조레스 사무총장은 “많은 학교가 교사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고,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며 “가톨릭 학교들은 레바논의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중동 전체에 두 종교가 공존할 수 있는 좋은 예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ACN은 △교사 급여(11억 4000만 원) △학자금 및 생계비 지원(9억 7000만 원) △공립학교 교리교사 지원(3억 3000만 원) △가톨릭 학교 태양열 패널 지원(2억 9000만 원) △89개 학교 학용품 지원(2억 8000만 원) 등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이행해 나갈 예정이다.
레바논은 지난 수백 년 동안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피난처가 되어왔으며, 20세기에는 아르메니아인, 최근에는 시리아인과 이라크인들의 피난처가 된 곳이기도 하다. 후원 : 농협 317-0016-3132-21, 예금주 : (사)고통받는 교회 돕기 한국지부. 문의 : 02-796-6440, ACN 한국지부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