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민족들의 공동 여정’ 주제로 12~30일 열려… 한국 주교단은 17일부터 참석
▲ FABC 의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가운데)과 주교단이 지난 8월 22일 총회 개최 선언과 미사 후 강복을 하고 있다. FABC 공식 누리집 |
아시아 지역 주교회의들의 협의체인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ederation of Asian Bishops’ Conferences, FABC)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총회가 12일 태국 방콕대교구 반 푸 완 사목센터에서 개막했다.
이번 총회에는 아시아 29개국 주교 150여 명을 비롯해 교황청 등 주요 초청 인사 50여 명이 참석했다. 1970년 FABC 설립 후 반세기 성과를 돌아보고, 아시아 교회의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중요한 자리인만큼 참석자들은 이날부터 30일까지 20여 일 동안 세계화 시대에 아시아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FABC 총회 주제는 ‘아시아 민족들의 공동 여정 : 그들은 다른 길로 돌아갔다’(마태 2,12)이다. 첫째 날인 12일 FABC 의장 찰스 마웅 보(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추기경의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미사와 공동 기도 △아시아 교회가 직면한 새로운 현실 토의 △아시아 본당 온라인 방문 등이 총회 내내 이어질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교황청 복음화부(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 부서 담당) 장관 직무대행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주례 폐막 미사가 방콕 성모승천 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부의장 조규만 주교를 비롯해 서기 김종수 주교, 김희중 대주교와 정순택 대주교, 정신철 주교, 손삼석 주교, 문창우 주교 등 주교단 8명이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 일정(10~14일) 후 17일부터 참석한다.
FABC 50주년 총회는 2020년 개최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됐다가 2년 만에 열렸다. 대신 각국 주교들은 그동안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지역별 모임을 가졌다.
총회 기간 동안 각국 주교단이 매일 바치는 아침기도는 회원국들의 고유 언어로 봉헌될 예정이다. FABC 50주년 주제가 ‘아시아의 노래’도 각국 언어로 공개된다. 주일인 16일에는 각국 신자들이 화상회의로 참여하는 ‘아시아와 함께하는 토크쇼’가 진행된다. 한국에서는 이경석(안드레아, 서울 포이동본당)씨가 참여한다.
‘아시아 본당 방문’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아시아 각국의 14개 본당을 대상으로 총회 기간에 순차적으로 이뤄지는데, 한국에서는 서울대교구 가회동본당이 선정돼 23일 아시아 주교들과 본당 신자들의 만남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FABC는 아시아 주교들의 연대와 협력을 위해 설립된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지역 주교회의들의 자발적 협의체다. 현재 한국 등 19개 지역 주교회의를 정회원으로 두고 있다. 중앙사무국은 태국 방콕에 있으며 사회위원회, 사회홍보위원회, 평신도위원회, 신학위원회, 교육위원회,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복음화위원회, 성직자위원회, 축성생활위원회를 두고 있다.
FABC 창립에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역할이 컸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참석한 아시아 주교들이 상호 유대의 필요성에 공감한 뒤 1970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교회 역사상 첫 아시아 지역 필리핀 교회 방문 때, 15개국 주교 대표 170명과 전문가 80명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시아 개발 연구’를 주제로 범아시아 주교회의를 가진 것이 계기가 됐다. 이 회의에서 FABC를 상설기구로 운영하자는 김수환 추기경의 제안이 채택되면서 설립됐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