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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에 설치될 성 김대건 신부 성상 예상도. 주교회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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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 조선대목구장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 |
초대 조선대목구장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1792~1835) 주교 시복이 본격 추진된다. 2031년 조선교구 설정 200주년과 2035년 브뤼기에르 선종 200주년을 앞두고 진행하는 현양 사업으로, 서울대교구가 시복에 필요한 전반적인 과정을 도맡는다. 아울러 한국 교회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설치될 성 김대건 신부 성상 제작에도 돌입한다. 성 베드로 대성전에 한국 교회 성인 성상이 설치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 교회 시노드 종합 의견서도 공개했다.
한국 주교단은 10~14일 주교회의 2022 가을 정기총회를 통해 이같은 주요 사안들을 확정하고, 조선대목구 설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 추진을 본격화할 뜻을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교구 시복시성위원회를 중심으로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을 위한 작업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교회의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위한 신자들의 더욱 절실한 기도와 현양 운동도 재차 요청했다. 주교회의는 이미 각 교구를 통해 최양업 신부의 전구로 얻게 된 기적 사례를 계속해서 제보받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신자들 모두의 현양 운동 또한 시복을 위해 중요하게 요구되는 만큼, 신자들이 순례와 미사, 기도를 통해 가경자 시복을 위해 더욱 결집할 것을 당부했다. 주교회의는 이번 총회를 통해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위한 기적 심사 청원인으로 박선용(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총무) 신부를, 공동 연구가로 정시몬(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신부를 임명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13일 총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해 꾸준히 기도를 바치고, 그분의 숨결이 서린 성지들을 순례하는 분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기적 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는 직접적 기적 치유를 보여주는 ‘신비적 요소’와 즉각적이고도 완벽히 치유됐음을 입증하는 의료 기록인 ‘과학적 요소’를 더욱 면밀히 검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교회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壁龕)에 설치될 성 김대건 신부의 대리석상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을 모든 교구가 함께 지원키로 했다. 한국 성인의 성상이 가톨릭 교회의 중심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설치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해당 지역 교회인 한국 교회의 힘을 모아 제작하게 된다. 이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 장관 임명 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의 뜻을 전해 승인을 받으면서 성사된 뜻깊은 결과다.
또 주교회의는 앞으로 성인 유해 현황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어떤 경로든 개인이 소유한 유해에 대해서도 교구에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개인의 소유를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 보관이 어려운 경우에는 교구에 인계토록 할 계획이다.
한편, 주교회의는 매년 10월 첫째 주일이었던 군인 주일을 내년부터는 ‘10월 둘째 주일’로 옮겨 지내기로 했다. 추석 연휴와 겹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또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김종강 주교를, 주교회의 순교자현양과 성지순례사목 위원회 위원장에 옥현진 주교를 선출했다. 아울러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 「함께 걸어온 25년 : 친교와 일치의 여정」을 오는 11월 25일 발행키로 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