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
교황청/해외교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세계주교시노드 1년 연장… “시노드 열매 숙성하려면 시간 필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 등 교황청 주교 시노드 사무처 관계자들과 주교 시노드 진행 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바티칸시티=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진행하고 있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이하 주교 시노드)의 회기를 1년 연장했다.
 

교황은 16일 주일 삼종기도 후 “이번 주교 시노드를 2개 회기(sessions)로 나눠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로마에서 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시노드 과정에서 많은 열매를 맺고 있는데, 그 열매들이 완전히 숙성하려면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고 연장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여유로운 식별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이라는 주제로 개막한 주교 시노드는 현재 첫 번째 단계인 ‘개별 교회’ 단계를 마치고 두 번째 ‘대륙별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10월 로마에서 열리는 총회로 끝난다. 하지만 교황이 회기를 전격적으로 연장함에 따라 2024년 10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교황은 “연장 결정이 시노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형제자매들이 복음을 선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교 시노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연장
 

교황과 교황청은 이번 주교 시노드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연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회의 구조적 변화와 쇄신을 위해 그만큼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주교 시노드를 주관하는 교황청 주교 시노드 사무처는 지난 10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60주년을 기념하면서 “주교 시노드는 공의회의 열매”라고 강조했다.
 

사무처는 성명에서 “공의회 당시 공동합의성(synodality)이란 단어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그 개념만큼은 공의회 전체 회기를 관통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드는 공의회의 가장 값진 유산”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상기시키고 “시노드의 목적은 교회의 삶과 사명 속에서 공의회 정신을 연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명의 요지는 60년 전 현대 사회에 대한 쇄신과 적응을 기치로 내걸고 소집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과 ‘함께 걷는 교회’를 건설하려는 이번 주교 시노드 정신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재해석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시작 단계에서부터 시노드와 공의회 간의 밀접한 연관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해 10월 시노드 개막 미사 강론에서 “성령께서 우리 앞에 놓인 세상의 도전과 변화에 귀를 기울이라고 요구하신다”며 “우리 마음에 방음벽을 설치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앞서 시노드 대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의회에 큰 영향을 준 프랑스 신학자 이브 콩가르 신부의 말을 인용해 “또 하나의 교회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지만, 다른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 발언 모두 성 요한 23세 교황이 공의회 개막 미사에서 행한 강론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   
 

이와 관련해 주교 시노드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드에 대한 교황의 의지는 공의회를 수용하는 새로운 단계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시노드를 통해 공의회 정신을 재해석한 교회상을 제시하려고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학자들은 이를 ‘새롭게 탄생하는 교회(Ecclesiogenesi)’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레크 추기경은 한 예로 교황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건실한 분권화’을 거론했다. 건실한 분권화란 로마(교황청)가 모든 것을 결정해서 내려보내는 관행을 버리고 지역 교회의 하느님 백성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것을 말한다. 교황은 지난 2월에도 성좌에 유보된 신학교 운영, 사제 양성 지침서 발간, 교리서 출판 등에 관한 권한을 지역 교회로 분산시켰다.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드는 교황의 뜻을 반영한 여정이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교회의 본성에 따른 여정”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가르침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꿈이 아니라 공의회 가르침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두 번째 단계인 대륙별 단계에 들어서
 

이번 주교 시노드는 1967년 세계주교시노드 제도가 처음 시행된 후 16번째 열리는 회의다. 회기는 연장 결정에 따라 총 4년으로 늘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년 10월~1965년 9월)에 비견될 만큼 회기가 길다.   
 

첫 번째 단계인 개별 교회 단계에서 각 교구와 주교회의, 사도직 단체 대표들은 ‘만나서’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하느님의 뜻을 ‘식별’했다. 이어 그 결과를 종합 의견서 형태로 시노드 사무처에 전달했다. 만남ㆍ경청ㆍ식별은 교황이 제시한 시노드 여정의 3가지 주요 특징이다. 대륙별 단계에서는 개별 교회가 보낸 자료를 토대로 대륙 교회 차원의 논의를 이어가게 된다.  
 

한편, 교황은 이번 달 기도 지향 영상 메시지에서 시노드에 대한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교황은 “시노드라는 단어는 ‘함께 걷기’ ‘같은 방향으로 걷는 일’을 의미하는데, 이는 하느님께서 제삼천년기를 살아가는 교회에 바라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시노드는 여론조사나 단순히 의견을 모으는 일이 아니고, 의회를 여는 과정은 더더욱 아니다”며 “시노드는 주인공이신 성령의 말씀을 경청하고 기도로 함께 걸어가는 여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10-1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9

집회 3장 6절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장수하고,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이는 제 어머니를 편한하게 한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