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을 온전하게 키울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교회가 모두 문을 열어야 한다!”
저출산 해결책 모색을 위해 지난 1일 마련된 가톨릭 포럼에서 정치 평론가이며 교수인 한 패널의 주장이다. 그는 여성에게 출산의 책임을 떠넘기는듯한 느낌을 주는 ‘출산율’이라는 단어를 앞으로는 ‘출생률’이라는 용어로 바꾸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저출산’이 아니라 ‘저출생’ 문제 해결에 대한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다.
언뜻 글자 한 자 바꾸자는 말 같지만 파격적인 제안이다. 먼저, 이 제안을 실천하려면 출생 문제가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출산과 육아가 여성의 몫이라는 시대착오적 의식과 결별해야만 한다.
두 번째, 법적, 제도적,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온전히 키워야 한다’는 명제는 윤리적 판단에 따르면 합당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사회와 교회 안에서 엄청난 제약이 있다. 이 경우 현행법으로는 엄마의 동의가 없는 한 아이는 ‘미적자’로 주민번호 부여 등 출생부터 차별을 받는다. 가톨릭교회 역시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고, 부부는 이혼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정하신 신법이기에 인간이 바꿀 수 없다. 교회가 혼인의 의미와 목적을 존중하고 신자들의 영적 선익을 위해 여러 특전과 사목적 배려를 법적으로 취하고 있지만,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의 신앙과 영적 선익을 위한 사목 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자녀는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한다. 하느님의 선물을 온전히 받는 일에 그 어떤 인간적 조건이 개입되어선 안 될 것이다. 생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출산과 출생을 늘리는 근본 대책일 것이다.